<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할까? 이 질문에 굳이 답이 필요할까? 이 책은 저자 신명호 선생님의 박사 학위 논문을 출판한 책이다. 이 당연한 질문, 당연한 주제를 굳이 다룰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너무 당연하기에 이런 주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건 기정사실인데, 그렇다면 왜 잘하는 걸까? 이걸 경험적으로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단적으로 말하자면, 학업성취의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의 교육 관여, 양육관행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학력 중산층 가정과 저학력 노동자층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다. 고학력 중산층 가정의 부모는 자녀에게 끊임없이 학벌주의 가치관을 주입하고, 학업열의를 높이기 위해 일상적으로 의식화를 진행하고, 조기에 공부 습관을 들이고, 각종 생활을 통제하고 학업 전략을 수립해준다. 반면, 저학력 노동자층의 부모는 고학력 중산층 부모와는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열망을 보인다. 덧붙여 교육 관여에 있어서도 무관심에 가까운 양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학위논문인 만큼 한편으로는 읽기에 딱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전에 있었던 학업성적의 결정요인에 관한 설명을 정리해주고, 이 사이에서 교육 관여, 양육관행, 교육열망 등이 학업성취도의 격차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하는 부분은 유익했다. 책을 통해서 다양한 이론이 어떻게 교육 불평등을 설명해왔는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본론에 해당하는 2장, 3장에는 인터뷰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A의 엄마는 특정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인생이 망한다고 말한다든지, 그런 태도에 불안을 느끼는 학생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그래서 그냥 재밌게 책을 보고 싶다면, 약간은 학술적인 1장을 건너뛰고 2장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저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는 게 상식일 만큼 당연한 것이 되었지만, 이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제대로 알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회를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 하나는 부모의 경험이 자녀에게 꽤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은 사회복지학 연구답게 정책적 제언도 잊지 않고 있지만, 책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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