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사회불평등, 사회계층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오찬호
피에르 부르디외
2020. 8. 17. 23:27
사회학자 오찬호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저서를 통해 암울한 시대의 피해자이며 또 '가해자'인 20대들을 다룬다. 이 책은 큰 맥락에서 개인의 노력을 통해 성공을 이루었다는 자기계발서의 논리에 빠진 20대들이 학력위계주의를 확대재생산 하고 자신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과 부조리도 서슴지 않으며 그것을 정당화하는 모습을 읽어낸다. 자신의 실력을 쌓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기기만을 원하는 것이다. 또한 개인들의 실패를 순전히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어떤 부당함도 용인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자기계발서들의 논리들은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서가 주는 폭력성은 열악한 환경에서 성공한 소수의 경험을 사회전체의 공정함으로, 사회적 성공을 개인 능력의 문제만으로 확대해석하며 열악한 환경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는 다수의 ‘비참함’과 풍족한 환경에서 비교적 쉽게 성공한 다수의 ‘편안함’을 묵인한 것이다.
오찬호가 본 청년들의 자화상은 이런 자기계발 논리에 사로잡혀있다. 그들은 노력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자신들을 옥죄고 결과만을 놓고 차별한다. 문화비평가 크라카우어는 베를린 올림픽에서 독일 국민들에게 내재된 나치즘을 읽었고 우리 안의 파시즘이라는 책에서는 한국 국민들에게서 파시즘과 폭력을 읽어냈다. 사회학자 오찬호는 ‘1등만 살아남는 승자독식사회 구조가 불공정성에도 유지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구조를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