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홉스 - 리바이어던 권력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서론
1. 홉스의 생애와 역사적 배경
홉스(1588 ~ 1679)는 조산아로 유명하다. 홉스는 1588년 4월 5일, 영국 서남부의 작은 마을 웨스트포트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 당시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침공하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들은 물론이고 그의 어머니 또한 공포에 질려 조산을 하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토마스 홉스는 자신이 공포와 쌍둥이로 어머니 배속에서 나왔다고 회고했다고 한다. 이런 시대적 상황과 회고로 보았을 때 그에게 있어 ‘공포’라는 것이 그의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된 이유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홉스의 아버지는 목사였다. 그러나 홉스의 목사인 아버지는 홉스가 성장하기 전 집을 나갔다고 한다. 홉스는 다행히도 친척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게 됐다. 홉스는 공부를 하며 재능을 인정받았고 옥스퍼드에 진학하게 된다. 홉스는 이후에 유럽을 여행하게 되고 이때에 자신이 배운 스콜라 철학과 논리학에 대한 회의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러다 홉스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 베이컨은 홉스를 자신의 철학을 이해하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홉스는 다시 유럽에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때 참여한 과학 서클에서 유럽의 사상가들과 조우한다. 여기서 데칼트(Descartes)를 만나게 된다. 홉스는 유물론을 주장한 반면에 데칼트는 영혼과 정신을 주장했다고 한다. 홉스는 영국에서 1640년 장기 의회가 시작되자 프랑스 망명길에 오른다. 이때 홉스는 여러 저서와 함께 리바이어던을 집필한다. 홉스는 영국의 내전이 어느 정도 종결될 기미를 보이자 결국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게 되고 여러 집필과 번역 작업을 하며 생을 마감하게 된다.
본론
2. 홉스 정치사상 요약
홉스는 근대를 연 철학자라는 평가와 같이 영국의 경험 철학자인 프란시스 베이컨처럼 과학과 철학의 실질적 유용성을 강조한다. 홉스는 사물들의 가장 기본적인 근거가 물질적이며 기계적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하부구조인 물적인 토대가 상부구조인 정신을 생성한다는 유물론(materialism)을 주장하는 것이다. 홉스는 인간의 사유의 기본요소가 감각이라고 말한다. 사유의 근거가 감각이라는 경험론적 관점을 대변한다. 또한 홉스는 인간의 본성을 악하다고 규정한다. 홉스에게 있어 인간은 잔인하고 이기적인 존재이다.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것이다. 이런 성악설은 홉스의 자연 상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일단 홉스는 인간은 잔인하고 이기적이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보존을 위해 노력하므로 서로 투쟁 상태에 이르게 된다.
홉스는 자연권과 자연법 사상을 제시한다. 홉스가 말하는 자연권이란 자기의 보존을 위해 실력(實力)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이런 인간은 자연권을 이기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the war of all against all) 상태 되어버린다. 이것은 혼란의 상태이며 전쟁의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자연법이란 이성으로 이기적인 자연권적 상태를 통제하는 힘이다. 홉스에게 자연권은 자신의 이기적 욕구를 추구하는 권한이고, 자연법은 이성에 의해 복종하게 하는 힘이다.
홉스는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기 위해 ‘자연 상태’를 상정한다. 자연 상태란 하나의 사고의 실험이다. 이것은 실증적인 것은 아니다. 홉스의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국가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은 서로에 대한 서로의 투쟁 상태인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이성의 명령은 크게 3가지 정도의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이성은 불안과 공포의 상태에서 자기보존을 위해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도록 한다. 또한 이성은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인간의 이기적인 권리인 자연권을 일부 양도하도록 명령한다. 여기서 이성에 따라 자연권을 양도하는 것이 하나의 계약이다. 마지막으로 이성은 이렇게 합의된 계약에 대해 이행할 것을 강제한다. 자연 상태의 개인이 불안과 공포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권리들을 한 사람에게 양도하고 결합한 것이 홉스의 국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홉스는 국가를 리바이어던이라고 불렀다.
홉스는 국가의 형태 중 가장 뛰어난 것은 군주제라고 주장한다. 특히 홉스는 절대왕정을 지지한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절대 권력자가 불안과 공포의 자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 일관되고 강력한 의사를 관철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군주의 통치권은 절대적이다. 군주는 시민의 저항도 용납할 수 없다. 군주의 권력은 사회 구성원의 합의의 산물이고 그 군주의 권한에 저항하는 것은 곧 자신의 이성에 대항하는 것이고 자연 상태로의 회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민의 저항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홉스에게 있어서 법은 곧 군주의 명령이다. 시민들은 그들의 자유권은 군주에게 양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은 절대 군주에 의해 발현된다. 홉스는 불공정한 법이 없다는 주장을 하며 절대왕정의 권력을 더욱 공고화하였다. 그는 불공정한 법이 없는 근거로 2가지를 제시한다. 먼저는 아까 언급한 바와 같이 법에 복종하는 것이 정의이고 이성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시민의 권리를 양도받은 군주가 법을 제정하는 것은 곧 시민들이 법은 제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군주가 시민의 안전을 해하는 악법을 명령하는 가능성을 이야기하지만 결과적으로 시민은 저항할 수 없다. 홉스는 군주가 정의에 반하는 시행이나 명령을 내려도 결국 그것은 군주와 신과의 문제이지 군주와 시민의 문제는 아니라고 이야기 했다.
3. 홉스의 영향 및 의의
홉스는 고전적 자연법을 발전시키고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연법이란 사회적 맥락이나 사회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에 근거한 법이다. 자연법의 지적연원의 시초로는 스토아 학파를 들 수 있다. 스토아 학파는 자연법이 자연(自然)과 이성이 조화된 보편적이고 영구적인 법이라고 보았다. 이것을 계승·발전시킨 것은 로마의 법률가들이다. 이런 통치철학의 숙고는 자연법으로 사회적 기초와 만민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법의 근간을 마련했다.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가 창시한 스콜라 철학은 중세 자연법 사상에 완성도를 높였다. 이런 자연법 사상은 평등한 개인의 행복추구라는 기본적인 권리에 근거가 되었다. 또한 자연 상태라는 가설적 상황을 제시한 사회계약론은 개인의 합의에 의한 자연법을 정립하여 근대 시민혁명의 지적 기원으로 작용하였다.
결론
4. 홉스 사상과 현대적 의의
홉스는 정치사상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마키아벨리를 근대 정치학의 아버지라고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국가의 기원에 대한 숙고가 부족하다. 물론 마키아벨리는 신민의 신망과 지지가 최고의 권력기반임을 주장한다. 하지만 국가의 기원이나 권력의 시민의 합의로부터 도출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홉스는 거시적으로 신항로 개척으로 인한 중상주의 정책과 부르주아의 성장, 지방 귀족과 농업의 상대적 몰락으로 인한 절대군주의 출현과 관련이 있는 사상가이다. 당시 절대왕정을 합리화 시키는 기반은 왕권신수설이었으나 홉스는 왕의 권위를 신적으로 부여 받는 권력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합의와 양도에 의한 권력을 주장한다. 이것을 당시 시대상과 관련하여 생각해보면 굉장히 진보적인 사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홉스는 과감하게 인간의 존재를 악함을 상정한다. 홉스에 있어서 개인은 자연권을 양도하더라도 고통을 피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이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러한 것은 국가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되었을 때의 작은 국가도 야경국가라고 불렸지만 최소한 국민의 치안이나 안전에 관한 역할을 했다. 이후에 계획주의 경제나 큰 국가를 지향하는 복지국가가 출현해도 변하지 않는 국가의 기본적 역할은 국가 시민의 치안과 안전의 보장 역할이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사건에서 국가는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고 300여명의 사람들을 140분 동안 죽어가게 했다. 이후에도 대한민국은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발생하지 않아야할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또한 최근에는 중동이 진원지인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돌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동국가보다 감염자가 많은 실정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았을 때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개인의 권리를 포기하고 양도하더라도 안전을 추구한다는 합의를 말하는 홉스의 사상을 반추하며 국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되지 않을까 한다.
참고자료
토마스 홉스 저/ 신재일 역, 2007, “리바이어던 : 만인에 대한 만인에 투쟁을 중단하라”, 서해문집
진병운, 2006, “홉스 『리바이어던』해제” 철학사상 별책 7권 13호,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2015.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