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더 관련 추천도서
지난 한 학기 동안 <여성문제연구>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젠더 문제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학원 수업이라서 아무래도 논문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또 함께 읽은 저서 중에는 방법론이나, 전문 지식을 중심으로 하는 저서도 있어서 다 소개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주제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일반적으로 볼만한 책을 4권 소개해보겠습니다.
1. <젠더와 사회>, 한국여성연구소 엮음, 동녘.
<젠더와 사회>는 젠더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께 입문서로 훌륭한 책입니다. 약 15개의 주제로 이뤄진 이 책은 젠더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부터 세부적인 주제의 문제까지 비교적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장에 관련 주제와 연관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어서 입문서이지만, 관심사를 확장·심화하시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한국의 저자가 참여한 책이라서 주제가 한국에 매우 적합하기도 합니다. 아마 이 책의 이전 판이 <새 여성학 강의>였을 텐데, 이를 <젠더와 사회>로 바꾸고, 남성성 문제를 다룬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2. <젠더란 무엇인가>, 로빈 라일, 조애리 외 역, 한울아카데미.
여성학/젠더학은 학제적 연구 영역입니다. 그래서 철학, 문학 등의 인문과학은 물론이고, 사회학, 정치학을 포함한 사회과학에서도 이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젠더란 무엇인가>는 사회학자인 로빈 라일이 쓴 책으로 사회학을 중심으로 젠더를 다룬 책입니다. 일단 젠더 문제를 다룬 입문서로도 훌륭한데, 특히 사회과학에서 이 문제를 보고 생각하길 원하시는 분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3. <성스러운 국민>,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젠더연구팀 기획, 서해문집.
<‘성’스러운 국민>은 性스러운, 혹은 聖스러운 국민이라는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젠더와 섹슈얼리티 문제를 주제로 근대국가 한국이 이 문제를 어떻게 과학적으로, 법적으로 다루었는지를 보여주는 여러 글을 싣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량한 풍속’으로서 간통죄, 법에서의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 병역법과 성스러운 국민 만들기, 과학을 위한 몸으로 줄기세포에 관한 내용 등의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 소개한 책 중에 가장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4. <젠더 트러블>, 주디스 버틀러, 조현준 역, 문학동네.
끝으로는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입니다. 이 책은 사실 저도 제대로 이해를 못했습니다. 이 책에 관해서는 3월 13일에 서평을 남겼습니다. 물론 책의 핵심이 되는 수행/수행성에 관한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정신분석학에 관한 훈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워낙 현대의 고전이다 보니 관심이 있는 분께서는 한 번쯤은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이 책 자체를 보시기보다는, 역자인 조현준 선생님이 이 책을 소개한 2차 저작이 한국에 2권이나 있으니(<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 <젠더는 패러디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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