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과거의 그리스도를 소개하여 준다해도 아무런 감격을 줄 수 없으며 그렇다고 미래의 그리스도를 전하기에는 그들의 현재가 너무도 급박했읍니다.”
⠀
조용기, <삼박자 구원> 중
헌책방에 가서 <생산적 믿음>이라는 책을 구했다. 누가 봐도 조용기가 쓴 책이다. 단적으로 한국의 기독교는 조용기주의이다. 조용기에 관한 평가와는 무관하게도 그렇다. 종교사회학을 염두에 두면서, 조용기의 책들 <삼박자 구원>, <가난해야 좋은 신자인가>, <꿈과 성취>를 읽은 적이 있다(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책을 빌려준 신학생 동생에게 감사하다).
⠀
그 책에는 한국 개신교가 들어있었다. 자기계발적 신앙, 물질세계를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경제적 삶의 성공을 신앙의 성공으로 연결하는 지극히 세속적인 종교성, 그러면서도 근대화에 관해 반지성주의적으로 점철되는 반세속주의의 역설, 문자주의까지. 이것이 한국 교회의, 한국 기독교의 이념형이 아닐까.
⠀
여러 사회학자가 조용기를 구조 형성적 행위자로, 박정희, 정주영과 함께 한국 근대화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규정하는데, 이것이 과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웃음거리가 된 그에게 그런 평가는 과분하게 느껴지겠지만, 조용기는 신앙을 형성하기 위해 굉장히 능동적이고, 절절하게, 진정성 있게 분투한 사람이었다. 그를 나처럼 관찰하든, 아니면 비판하든, 극복하든, 계승하든 어떤 과정에 있더라도 읽을수록 그가 그냥 지나칠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책은 가끔 이렇게도 읽는다. 자료로서, 관찰로서의 독서다. 언제나 판단자인지, 관찰자인지 그 사이를 갈등하지만, 관찰로서의 독서로 이런 책을 읽곤 한다. 앞으로는 이런 자료로서, 관찰로서의 독서와 그 비평, 또는 관찰도 나눌 예정이다.
'사회학 > 종교학, 신화학, 종교사회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 사회에서의 기독교, 『현대세속화이론』 (0) | 2020.12.25 |
---|---|
윤치호와 김교신, 다른 한국 개신교의 기원 (0) | 2020.12.25 |
로버트 벨라(Robert N. Bellah)의 미국의 시민종교(Civil Religion in America) 논문 요약 (0) | 2020.09.20 |
기독교 역사의 재구성 <기독교 승리의 발자취>, 로드니 스타크 (0) | 2020.08.18 |
한국 기독교 이해하기 - 『한국 개신교 근본주의』, 배덕만, 대장간 (0) | 2020.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