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핵심: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는 앞서 다룬 근본주의의 성경이해, 즉 문자주의적 성경해석을 극복하면서도 온건한 신앙을 유지하길 바라는 기독교인을 위한 책으로 입문자들이나 신학의 기초가 없는 분들도 비교적 읽기 쉽고, 개인적으로 제가 주변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선물한 책이기도 합니다.
2. 저자: 이 책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학·신학 석사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구약, 이사야서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으신 김근주 목사/교수님이 쓰신 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교수님께 구약 입문과정을 배웠습니다. 특히 저자는 성서에서도 구약 성서와 예언자들의 정의와 공의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른바 12예언자들에 관한 연구를 책으로 출간하고 계시고, 사회의 각종 문제에 참여하시는 실천가이시기도 합니다.
3. 내용: 이 책은 얇고(180여 페이지), 싼(8,000원) 문고판 책입니다. 이 책은 성서유니온 매일성경에 연재되었던 글 12편을 모으고 편집해 출간한 책입니다. 이 책은 기존 교회의 일명 성경묵상, QT에 관해 문제제기하며 시작됩니다. 성서에 나온 지엽적인 이야기만 읽고 적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서에 나온대로 신을 아는 것,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부하는 성경읽기를 강조합니다. 저자는 성서를 덮어놓고 믿는 게 아니라 성서는 신의 글인 동시에 인간의 글이기에, 문학적 양식을 검토하고, 문맥을 고려하고, 시대적 상황을 살피며 성경을 읽어야한다고, 이런 비판적인 독해야말로 성서에 나온 인물들의 모범적인 성서해석이라고 말합니다.
성서를 신학적으로 읽는다는 것은 성서 내부에 있는 보이는 모순들과 마주치는 것이기도 한데, 이를 통해 오히려 겉으로는 모순돼 보이는 본문에서 본질을 성찰할 수 있게 되고, 이런 신학적 읽기는 성서이해의 상대화·객관화로 나타납니다. 그 다음부터 책은 성서의 신학적 의미가 어떻게 풍요로운 성서해석으로 이어지는지 논하고, 구약학자답게 구약의 중요성과 구약과 신약의 관계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결론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신앙의 본질로서 ‘사랑의 법’에 기초한 성서 해석을 제안하며 책을 마치는데요, 성서를 지엽적이고 부분적으로 해석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성차별·인종차별·노예제와 같은) 폭력을 지적하며 성서의 가장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준거가 될 수 있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사랑의 법’에 근거해 성서본문을 해석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4. 느낀점: 저는 저자분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습니다. 현재 김근주 교수님은 근본주의 개신교에 의해 여러 공격을 받고 계신데요, 실제로 교수님은 제가 교회를 떠날 때 어떻게든 교회에 출석하는 걸 추천하신 그런 건실한 신앙인이십니다. 저는 지금 신앙이 없지만 이 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신앙서적이기 때문에 굳이 비기독교인들께서 보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기독교인이시고 제 글을 보시는 분이시라면 얇고 저렴한 책이면서도 내용이 좋은 책이니 한 번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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