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핵심: 사회학자 루이스 코저는 유명한 저서 <사회사상사>에서 사회학은 베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했고, 세계사회학회에서 선정한 사회학 명저 1·4위는 베버의 책이었습니다. 이 책 <막스 베버>는 사회학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중 하나)인 베버를 소개하는 수준 높은 베버 개론서로, 약 1,000쪽 분량의 밀도 있고, 심도 있는 책입니다. 베버의 지적유산에 가장 광범하게 도달할 수 있는 한국어 책입니다.
2. 출판사: <도서출판 길>은 제가 가장 아끼는 출판사로, 5월 18일의 포스팅에 소개한 적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라겠습니다.
3. 저자: 책의 저자는 제가 정말 존경하는 사회학자 김덕영 선생님이십니다. 김덕영 선생님은 스스로를 치유할 수 없는 베버주의자로 소개하시죠. 독일에서 베버 연구로 사회학 학·석사 학위, 박사 학위, 교수자격까지 취득한 베버 전문가 중 전문가십니다. 김덕영 선생님을 직접 뵌 적이 있었는데, 독일에서 베버연구를 하겠다고 하니 독일인이 도서관 한 면을 가리키며 “이게 모두 베버 연구인데, 당신이 더 할 수 있는 게 있겠냐”고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독일에서 경험연구가 아닌 베버에 관한 순수 이론 연구로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런데 김 선생님은 단순히 베버로 학위만 마치신 것이 아니라, 독일의 권위있는 베버연구자들이 김 선생님의 연구를 인용함으로써 독일에서도 인정받는 베버 연구자가 되셨고요, 베를린자유대학에서 학위를 하신 저의 은사님께서도 김덕영 선생님의 업적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시고, 또 다른 베버 전문가이시자 선배연구자인 전성우 선생님도 김덕영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직접 말씀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김덕영 찬가와 같은 저자 소개지만 그만큼 김덕영 선생님은 독보적인 저자십니다.
4. 내용구성: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에서는 지식인으로서 베버의 생애를, 2장에서는 베버가 진행한 역사적 연구를, 3장에서는 경험적 사회조사 연구를, 4·5장에서는 베버가 구축한 ‘문화과학과 사회과학’의 발전 과정, 논리적 기본 구조를, 6장에서는 방법론을, 7장에서는 베버와 마르크스를, 8장에서는 근대 세계의 발전 논리와 구조 원리를, 9·10장에서는 베버가 구축한 ‘사회학’을 다룹니다. 또 부록으로는 한국에서의 베버 수용 문제나, 김덕영 선생님 작업의 이정표들이 있어서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불충분한 설명인지 저도 알지만 이 많은 내용을 설명하기도 백과사전 같은 책을 소개하기도 참 어렵습니다. 저는 이 책을 백과사전처럼 베버에 관한 질문이 있을 때마다 펼쳐보곤 하는데, 웬만한 질문에는 거의 답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5. 시사점: 이 책의 의도는 베버의 지적 세계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겁니다. 아마추어이지만 베버에 관한 한국어 출판물은 거의 가지고 있고, 영서나 독어 자료들도 조금이지만 본 입장에서 한국어로 베버를 이렇게 소개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워낙 저자께서 전문가시기에 방대하게 베버의 지적 세계를 잘 개괄하고 있고 어느 부분 하나 부족함 없이 밀도높은 서술을 자랑합니다. 저도 나중에 부르디외에 관해 이런 책을 써보는 게 꿈일 정도로 그렇습니다. 또 이 책을 통해 다른 베버의 저술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책에 소개된 내용을 통해서 거기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베버의 저술을 읽어보는 겁니다. 이 육중한 책에도 그의 모든 정신을 담을 수 없을만큼 베버는 큰 사상가이지만 한국어로 베버를 이해하기 위한 최선은 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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