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핵심: 이 책,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는 저명한 사회학자 피터 L. 버거의 지적연대기를 다룬 책입니다. 그가 처음 사회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던 때부터 말년에 학자들의 지도자가 되기까지 전반적인 생애를 진솔하게 담은 하나의 자서전입니다.

2. 출판사: 책세상 출판사는 인문·사회·문학·예술·경제 등 인문계열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출판사로 니체·카뮈·릴케·루소 전집 같은 묵직한 작업이나, 알찬 문고판 시리즈까지 다방면의 책을 출간하는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책세상의 책을 많이 가지고 있기도 하고 즐겨보는 책들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3. 저자·역자: 이 책의 저자는 피터 L. 버거입니다. 학술적으로 버거는 루크만과 공저한 <실재의 사회적 구성>이라는 책을 통해 유명합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읽힌 사회과학서적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크게 히트친 책이죠. 버거는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학자이고 종교사회학·지식사회학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자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역자는 사학을 공부하신 노상미 선생님이신데요, 전문 번역자이신 것 같습니다. 책의 번역은 대체로 매끄러웠고, 몇몇 번역어가 다르긴 했지만 문제될만큼은 아니었습니다.

4. 내용구성: 이 책은 총 9장으로 되어있습니다. 버거가 처음 사회학을 배우던 시기부터 말년까지 시간 순으로 배열되어있습니다. 1장에서 버거는 오스트리아 출신 피난민으로 사회학을 배우게 된 계기와 사회학과 대학생으로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2장에서는 군대에서 겪은 사회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자신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3장에서는 그의 가장 유명한 작업인 <실재의 사회적 구성>에 관한 진솔한 뒷이야기를 전하고, 4장에서는 이른바 제3세계를 목격한 경험 그로인해 자본주의와 사회발전에 대해 느낀점을 말하고, 5장에서는 종교사회학과 동아시아의 발전을, 6장에서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반대한 활동을, 7장에서는 신학적 자유로움과 정치적 보수성에 관해, 8장에서는 지휘자의 입장에서 종교사회학 연구를 감독한 경험을, 마지막으로는 최근 자신이 작업하고 있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 나누며 책을 마칩니다. 말 그대로 학술적 자서전이죠.

5. 느낀점: 이 책의 원제는 <어쩌다 된 사회학자의 모험 - 세계를 지루하지 않게 설명하는 방법>정도로 해석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피터 버거의 이 책은 매우 진솔하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합니다. 그리고 그는 지금껏 소개한 사회학자들과는 다르게 스스로가 중도 우파이며 진보적인 정치운동에 반대한다는 것을 밝히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이렇게 저명한 한 사회학자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흔치 않는 경험일 것입니다. 사회학자마다 글을 읽다보면 어떤 특유의 파토스(pathos)를 느끼게 되는데요, 버거의 치열하지 않은 은은한 서술이 재밌습니다. 이 책에 사회학의 기본개념들은 많이 나오지 않지만 버거가 가진 특유의 파토스를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이 독특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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