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과 사회적 위험 : 건강·사회문제지수를 중심으로(황선재, 2015)를 읽고
황선재의 ‘불평등과 사회적 위험 : 건강·사회문제지수를 중심으로’는 소득불평등이 증가할수록 사회의 통합은 해체되고 개인들은 지속적인 경쟁에 내몰리게 되며, 또 이런 현상들로 인해 사회의 부정적인 현상들을 초래한다는 이론적 근거를 토대로 Wilkinson과 Pickett가 고안한 건강·사회문제지수를 측정의 도구로 활용하여 한국사회와 국제사회를 경험적으로 분석해낸다. 이를 통해 이 논문은 소득불평등이 증가할수록 건강·사회지수로 분석된 사회위험의 정도도 높아지는 현상을 보여주며, 한국사회의 많은 사회문제들이 소득불평등과 관계가 있으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이 논문은 ‘선행연구 및 이론적 배경’을 통해 소득불평등에 관한 기존의 이론들과 최신 연구결과들을 기존의 이론들을 반박하고 연구의 논지를 구체화한다. 이 연구에서 사용하는 중심적인 이론적 근거들이 있다. 먼저 소득불평등은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소득불평등이 증가할수록 소득하위계층의 정치적 의견이 정치과정에 투입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 다음으로는 소득불평등은 사회구성원의 사회통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소득불평등은 사회 속 개인들의 지위경쟁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여러 병리적 현상을 증가시킨다.
이후 ‘불평등과 사회적 위험 간의 관계 측정’에서는 앞서 언급한 이론적 토대와 함께 Wilkinson과 Pickett의 건강·사회문제지수를 가지고 분석을 진행한다. 이 부분에서는 각 지표들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 더불어 한국적 특수성을 고려해 기존의 Wilkinson과 Pickett의 건강·사회문제지수에서 사용되는 지표에 몇 가지 지표들을 추가하거나 제거하여 분석의 틀을 정형한다. 이어서 ‘분석결과’에서는 선행연구와 비슷한 분석결과가 나타났고 또 소득불평등이 높을수록 사회적 위험들이 증가함을 경험적으로 확인한다. 특별히 한국사회는 소득불평등이 1997 외환위기 이후 비교적 빠르게 증가했으며, 소득불평등과 건강·사회문제지수가 전반적으로 비슷한 추이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소득불평등이 사회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사회불평등 문제가 사회적 위험, 문제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려되어야할 중요한 요소임을 밝힌다. 특별히 연구에서는 소득불평등이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나, 저소득층의 경제적 불만이 정치과정에 투입될 것이라는 기존의 연구를 최신 연구로 반박하며 불평등 문제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전환시킨다. 또한 통계적 방법론과 함께 여러 가지 지표와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연구이기 때문에 보다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구에 사용된 지표들이 사회적 위험을 표현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정책적 함의를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에 덧붙여 이 연구가 이론적 근거와 분석결과로 제시하는 ‘사회통합’, ‘사회적 신뢰’에 대한 논의는 기능주의적 전통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기 때문에 이 연구는 기능주의자들로부터도 설득력을 지닐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구조 기능주의 전통에 있는 로버트 K. 머튼의 일탈이론을 통해 연구한 메스너와 로젠필드도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사회의 규범이 약화되고 일탈적 행위가 증가함을 밝힌다. 또한 이 논문은 신자유주의로 인한 소득불평등은 사회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지위경쟁을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이 논문에서 다루는 양적연구 외에도, 신자유주의와 소득불평등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한국의 연구들이 이 논문의 성과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현대의 개인들을 생존을 위해 도구적 성찰성을 극대화하는 ‘육화된 신자유주의’의 주체로 해석했다. 또 사회학자 오찬호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라는 저서를 통해서 암울한 시대의 피해자이며 가해자인 20대들의 모습을 지적한다. 이 저서에서 오찬호는 개인의 노력을 통해 성공을 이루었다는 자기계발서의 논리에 빠진 20대들이 학력위계주의를 확대재생산 하고 자신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과 부조리도 서슴지 않으며 정당화하는 모습을 읽어낸다.
2017.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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