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기일과 두 권의 책
2월 16일은 윤동주의 기일이라, 윤동주에 관한 두 권의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윤동주는 언제나 맑음이 느껴졌던 사람이다. 내가 가장 많이 필사한 시인이기도 하다. 그만큼 윤동주에 대한 애정이 있는데, 내가 가장 추천하는 책은 <정본 윤동주 전집>과 <처럼 시로 만나는 윤동주> 두 권이다.
1. <정본 윤동주 전집>: 윤동주의 시는 엄중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쓰였기 때문에, 자칫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런 윤동주의 원고를 친구인 정병욱이 간직하고 있었다. 친구 강처중과 시인 정지용이 그 원고를 편집했고, 그것을 토대로 1946·1948년 두 번에 걸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정음사를 통해 출간하게 된다. 이 시집은 윤동주 시집의 표준이 되었고, 여전히 저 제목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 1999년 윤동주의 유족이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을 발간했는데, 이를 토대로 출간된 시를 검토해보니 미출간된 시가 나오고, 검열을 피해 수정했던 원고가 발견되고, 시의 본문이 추가되거나 삭제되고, 연 또는 행의 배열이 달라졌으며 많은 출판본의 잘못된 어휘가 바로잡히기도 했다. 그런 연구의 성과에 의해 출간된 책이 <정본 윤동주 전집>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서시”라고 알고 있는 시는 윤동주가 제목을 부치지 않은 무제(無題)의 시다. 또 “별 헤는 밤”의 경우, 우리가 아는 마지막 연 “그러나 겨울이 ~ 무성할 거외다”라는 구절은 윤동주가 시를 완성하고 추가로 쓴 글이라 원본 확정에는 제외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많은 부분 시의 구성이 변한 구절이 있는데, 시인의 마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한창 유행했던 초판본 디자인보다는 <정본 윤동주 전집>을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2. <처럼 시로 만나는 윤동주>: 이 책은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님이 쓰신 책으로 윤동주 평전이자 해설서, 입문서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윤동주의 삶과 함께 문학을 풀어낸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윤동주에게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굉장히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시를 중심으로 한 평전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독자에게는 사학자 송우혜 선생님의 <윤동주 평전>보다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윤동주 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데에 있다. 예를 들면 윤동주가 쓴 정말 많은 동시(童詩)를 포함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시를 대상으로 한다. 저자는 윤동주가 동시에서 형상화한 주제 의식이 윤동주 시의 원형을 구성한다고 분석한다. 동시에 저자는 특유의 민족주의적 파토스를 가지고 윤동주 시에 관한 기존의 해석과 궤를 달리하는데, 이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또 구어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하면서도 매우 꼼꼼함을 엿볼 수 있기도 하고, 저자의 출간기념회에 참여했던 나는 김응교 선생님이 윤동주를 다루는 방식을 기억한다. 그것만으로도 추천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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