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핵심: 김덕영 선생님은 단적으로 한국의 자본주의 정신은 박정희(국가)가 주조하고, 정주영(기업)이 구현했으며, 한국 개신교가 성화(聖化)시켰고 이 상징의 정점에는 산업개발·현대출신·장로 ‘이명박’이 있다고 하십니다. 한국 자본주의의 정신은 책의 제목인 ‘에리식톤 콤플렉스’로 규정되는데, 이는 그리스신화에서 걸신이 들려 영원한 배고픔에 빠져버린 에리식톤의 지칠 줄 모르는 허기가 한국의 자본주의 정신이라는 겁니다. 에리식톤(한국 자본주의 정신)을 만들어낸 기아의 여신 리모스(국가·재벌·교회)를 탐구하는 것이 주제입니다.
2. 저자: 이 책은 김덕영 선생님께서 이론없는 사회학을 비판하시면서 이론을 통해 한국사회의 근대성을 분석한 <환원근대>(근대화의 다양한 영역이 모두 경제로 환원되고, 근대화의 주체도 시민이 아닌 국가와 민족으로 환원된 근대성), 그리고 루터와 종교개혁을 통해 서구 근대의 시원(始原)에 관해 다룬 <루터와 종교개혁>의 연장선에 있는 연구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으실 것 같고요, 저 책들을 읽지 않으셨어도 이 책을 읽으시는데 무리는 없습니다만 읽으시면 더 풍성하게 책을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3. 내용: 한국사회의 근대화와 근대성에 관한 고찰이 목적인 이 책은 강박적 성장에 긴박된 한국의 자본주의 정신을 탐구합니다. 준선진국에 되었음에도 여전히 배고픈 이명박은 ‘에리식톤 콤플렉스’의 전형이며, 허기의 근원은 국가·재벌·개신교입니다.
서론의 가설을 사회학·계보학적으로 논증하기 위해 1부(사회학), 1장에서는 연구의 기반이 되는 막스 베버의 자본주의 이론을 간략하게 설명합니다(+프로텐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관한 요약으로 매우 훌륭해요). 그리고 여기서는 ‘자본주의 정신(자본주의적 경제체계를 특정한 방식으로 채색하고 추동하는 의식, 사고방식, 윤리규범, 행위유형, 생활양식, 사회관계를 포괄)’이 연구대상임을 구체화하죠. 이어지는 2장에서는 한국 자본주의와 그 정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본격적으로 탐구합니다. 역사적인 사료를 가지고 식민근대 시기의 자본주의를 다루고, 한국 자본주의 정신이 만들어진 1960년대 이후의 국가-재벌 동맹자본주의의 탄생을 그려내고 이를 통해 한국 자본주의 정신의 개념을 구성합니다.
계보학으로 이어지는 2부에서는 가진 연구의 한계로 인해 국가·재벌·기독교를 다 다루지 못해 박정희·정주영을 중심으로 다루고 개신교에서는 조용기를 중심으로 다루기는 하지만 그만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한국 자본주의 정신의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박정희와 정주영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가 진행되고, 순서대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됩니다. 개신교는 경제주체가 아니기에 국가-재벌 동맹자본주의를 정당화하고 신성화하며 그 자체가 국가를 통해 기업화되며 성장하는 과정을 추적합니다. 이것이 책의 중심이고, 맺음말을 통해서는 간략하게 해결책을 논합니다.
5. 느낀점: 이 책의 경우에는 김덕영 선생님이 서론에서 한계를 밝히시듯, 아직은 완성된 이론이기보다는, 앞으로의 연구를 위한 예비적 고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히고 논쟁되고 비판도 받으며 보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자본주의는 보통 맑스주의에서 규명하곤 했는데, 베버를 통한 한국 자본주의 정신의 규명이라는 데에 큰 의의가 있을 거라고 보고요, 저는 참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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