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김덕영

1. 김덕영의 약력

여러 번 소개드린 적 있습니다. 김덕영 선생님은 한국에서 사회학 학부를 졸업하시고, 독일에 건너가셔서 베버를 주제로 고전사회학의 명문인 괴팅엔대학에서 사회학 석사·박사, 그리고 독일 카셀대학에서 교수자격논문인 하빌리타치온을 획득하십니다. 현재 독일의 카셀대학에서 재직중이시죠.

선생님의 교수자격논문은 『게오르그 짐멜과 막스 베버(Georg Simmel und Max Weber)』라는 이름으로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이를 통해 선생님의 작업은 독일에서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학술작업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로 생각한다면, 한국과 상관없는 한 나라에서 유학 온 외국인이 다산 정약용을 주제로 석사·박사·교수자격논문까지 작성하고 그 작업이 한국 다산학회에서도 인정받는 유의미한 작업이 된다, 이런 것인데 실질적으로는 이것보다도 어려운 작업일 겁니다. 베버에 관한 연구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2. 김덕영의 문제의식

사회학 이론, 그 중에서도 사회학사의 단 한 사람인 베버의 이론을 심층까지 연구하신, 그러니까 서구 사회학의 한 고봉의 정점에 도달해보신 선생님의 문제의식은 의외로 순수 이론에만 있다기보다는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향하고 있습니다. 막스 베버는 사회학의 창시자로 볼 수 있는 오귀스트 꽁트·허버트 스펜서·칼 마르크스 등이 가졌던 ‘총체적 사회’ 개념을 ‘사회적인 것(das sozial)’인 ‘사회적 행위’로 해체시킵니다. 베버에겐 총체적 사회도 사회개념도 없었고, 그는 “사회를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사회적 행위로 끊임없이 환원해야 한다”라고 합니다.

베버의 이런 문제의식과 함께 국가주의에 긴박된 한국사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김덕영 선생님은 한국의 집단주의와 개인의 문제, 국가의 탈주술화와 근대의 표지인, 분화·개인화·세속화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십니다. 복수의, 근대성‘들’에 의거해 근대의 보편성(서구 사회학 이론), 이에 대한 정치(精緻)한 번역·연구, 즉 토착화를 통해 한국사회 경험적으로 연구한 결과로 근대의 특수성(한국 사회 연구)을 탐구하자고 주장하십니다.

3. 김덕영의 기획

이를 통해 선생님의 기획은 2가지 작업이 병행되는데, 그 한 축은 근대성 보편성에 관한 제대로 된 탐구로 서구 사회학 이론의 거장들은 번역·연구하는 작업이고, 다른 한 축은 그런 학술작업을 통해 한국사회(근대의 특수성)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1) 사회학 이론: 사회학 이론 작업으로 김덕영 선생님은 베버에 관한 번역서를 준비 중이시고, 『사회의 사회학』이라는 사회학사를 편찬하시죠. 여기서 다루는 꽁트·스펜서·마르크스·조지 허버트 미드·뒤르케임·짐멜·베버·알프레드 슈츠·파슨스·엘리아스·부르디외·하버마스·니클라스 루만까지 이상 14명에 관한 연구서를 계획 중이십니다. 이순(耳順)에 20년 이론기획을 한 것이 저 기획이고, 그 첫 단추가 올해 나왔던 『에밀 뒤르케임: 사회실재론』인 것이죠.

2) 한국의 근대성: 한 편으로 김덕영 선생님은 한국의 근대성에 관한 경험적 연구를 진행하시죠. 그 성과물이 환원근대-루터와 종교개혁-에리식톤 콤플렉스로 이어지는 작업물들입니다. 서구 사회학에 관한 정교한 이론틀로서 한국 사회를 경험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중세인 루터를 통해 유럽에 싹튼 근대성을 보았듯, 아마 정약용을 통해 그가 왜 근대의 맹아를 틔우지 못했는지에 관한 증명을 하는 작업을 기획중이십니다.

김덕영 선생님의 작업에 관심있으신 입문자분들께서는 『환원근대』, 『에리식톤 콤플렉스』가 경험 연구이며, 한국의 근현대사를 다루기에 이 둘을 우선적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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