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입문을 위한 작가 추천

인문사회 분야에 관심은 가지고 있으시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분들께 제가 재밌게 읽었던 인문사회 분야의 작가를 간략하게 소개해봅니다.

1. 김용규: 김용규 선생님은 제가 여러 번 소개해드린만큼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김용규 선생님의 강점은 서양 정신의 두 뿌리인 신학과 철학을 정말 제대로 공부하셨다는 것이고, 또 정확한 독해를 바탕으로 쉽게 글을 쓰신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금상첨화인 분이시죠. 서양 고전이 어떻게 힘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각의 시대>, 인문학 바탕으로 문학을 깊게 읽는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서양 문명의 뿌리인 신에 관해 교양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신 :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 이야기>를 저는 대표작으로 꼽습니다. 서양 고전이 주는 깊은 통찰력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드립니다.

2. 박홍규: 제가 소개할 박홍규 선생님은 형이상학자가 아닌 영남대 법학자십니다. 박홍규 선생님의 강점은 자유분방하고 포괄적이면서도 정확한 이해에 있습니다. 게다가 다작의 작가시죠. 아마도 대중적 지식인의 전범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박홍규 선생님 독서와 사유의 편력을 엿볼 수 있는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인권과 약자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한국의 현실도 반추하는 <불편한 인권>, 인문학의 근원에 존재하는 숨겨진 차별의 불편한 진실을 지적하면서 이를 민주주의와 연결하는 <인문학의 거짓말>을 저는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날카로운 지적 교양을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드립니다.

3. 강명관: 강명관 선생님은 한문학자로 내공있는 연구자이신 동시에 글을 잘 쓰시는 연구자이시기도 하시죠. 강명관 선생님은 한문학 이해를 갱신했다는 평가도 받고 계시는데요, 선생님의 장점은 내실있는 연구와 흥미로운 주제, 해석의 결합인 것 같습니다. 특히 조선에 관한 이야기이니 더 친숙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지배층 중심의 역사 가려져 알기 어려웠던 조선 서민의 풍속을 다루는 <조선의 뒷골목 풍경>, 조선시대에 남겨진 그림을 통해 투영된 당시 남성의 욕망과 여성의 모습을 복원하는 <그림으로 읽는 조선 여성의 역사>, 조선시대 지배층의 역사를 책이라는 주제로 분석한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를 추천해드립니다. 조선시대 역사에 관한 풍부하면서도 새로운 관점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해드립니다.

4. 표정훈: 표정훈 선생님은 출판평론가이자, 저술가이십니다. 앞선 선생님들이 박사학위라는 자격증을 가지고 계셨다면 표정훈 선생님은 학사학위만 가지고 순수하게 실력으로 출판시장에서 살아남으신 분이시죠. 표정훈 선생님의 강점은 책에 관한 신선한 이야기와 독특한 시선 같습니다. 시대성과 삶의 문제의식으로 철학사를 조명한 <철학을 켜다>, 책에 미친 탐서주의자의 관점에서 인생의 책을 소개하는 <탐서주의자의 책>, 한국 현대사와 출판, 독서문화를 다루는 <대한민국이 읽은 책>을 추천합니다. 교양으로서 독서를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드립니다.

5. 남경태: 남경태 선생님은 아마도 지식소매상이라는 명명이 가장 어울리는 분인 것 같습니다. 남경태 선생님의 강점은 많은 주제를 기본에서 충실하게 다루시는 데에 있는 것 같고, 그만큼 입문으로 적합한 작가이신 것 같습니다. 인문사회 분야에서 쓰이는 다양한 개념을 설명하는 <개념어 사전>, 우리 삶과 연관된 시사의 역사를 살피는 <시사에 훤해지는 역사>, 접근하기 어려운 철학의 역사를 연속적이고, 시대적으로 친근하게 설명하는 <누구나 한번쯤 철학을 생각한다>를 추천합니다. 남경태 선생님 책은 지금 소개한 선생님들 책 중에서도 가장 편하게 접근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 목록은 언제나 제 제한적인 독서경험에 의해 작성된 것이고, 저의 주관이 다분히 들어가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인문사회를 입문하려는 지인에게 이 작가분들을 소개하고, 여타 작가와 비교했을 때도 훌륭하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 분마다 저작이 적게는 20여 권, 많게는 150여 권도 되기 때문에 제가 추천한 책 이외에 책도 찾아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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