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슨스, C. 라이트 밀즈와 함께 미국 사회학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버트 K. 머튼(Robert King Merton, 1910~2003)


로버트 머튼은 크게 미국사회학의 중흥을 이끌었던 기능주의 이론의 맥락에 있는 학자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기능주의의 이론적 입장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로버트 머튼은 구체적으로 구조 기능주의 이론가로서 거시적인 이론들을 생성했던 파슨스에 비해 중범위적 이론을 전개한다. 더불어 머튼은 비교적 칼 마르크스의 사회이론에도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기존의 구조 기능주의자들이 사회구조나 제도가 다른 구조나 제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만 중점을 두었다면 머튼은 이와 달리 사회구조와 제도의 역기능에 초점을 두고 이론을 발전시켜나갔다. 머튼의 분석에 따르면 구조는 전체 체계에 역기능적이면서도 여전히 존재 가능한 것이었다. 또한 머튼은 분석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앞서 설명한 구조들, 즉 역기능들도 제거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회는 개선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를 통해 머튼은 기능주의 이론을 보완한다.


머튼의 아노미는 가치 있는 문화적 목표와 그 목표에 이르는 적법한 사회적 수단 사이에 괴리가 존재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 머튼은 이런 사회구조에 대한 개인이나 집단의 방법들을 5개의 유형으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순응’으로서 가장 일반적인 대처방식이다. 주어진 상황을 단순히 수용하고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상태에서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는 ‘혁신’인데 혁신은 가장 일반화된 일탈적 대응이다. 기존의 성공이라는 목표에 집착하되 부당한 수단을 통해서라도 목표를 이루는 것이 혁신의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모반’이다. 모반은 수단과 목표를 모두 거부하고 체제의 무력화나 전복 같은 새로운 목표와 수단을 추구하는 경향이다. 네 번째로는 ‘은둔’을 들 수 있다. 은둔은 도피적 방법으로서 사회적인 낙오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목표뿐 아니라 목표달성의 시도조차 포기하는 경향이다. 마지막으로 ‘의례’를 들 수 있다. 의례는 투쟁을 포기하고 규범을 엄격하게 지킴으로써 획득한 것을 유지하는 경향이다.





로버트 머튼은 통합된 사회를 추구했다. 이것은 기능주의 이론의 연장선에 있는 머튼의 입장이라고 파악할 수 있는데, 머튼에게 통합된 사회란 사회구조(승인된 사회적 수단)와 문화(승인된 목표)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는 사회를 말하는 것이다. 아노미 이론은 목표를 이룰 수 없는 적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하위계층의 범죄나 비행이 증가할 것을 주장한다.


로버트 머튼의 이론과 함께 메스너(Steven Messner)와 로젠필드(Richard Rosenfeld)도 아노미와 일탈에 대해 설명한다. 메스너와 로젠필드의 경우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아노미는 승인되지 않은 제도적 방법을 통해 물질적 성공을 규제하는 통제제도의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적 행위자로 하여금 일탈을 부추기는 기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덧붙여 메스너와 로젠필드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강조되는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구조적 장애에 직면하게 될 것을 전망했다. 이런 경험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은 종국에 제도적 합법성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에 처한다는 분석 또한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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