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문트 바우만의 Liquid Modernity

 

지그문트 바우만의 Liquid Modernity 번역에 관해
 
바우만은 최근 10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회학자다. 바우만 컨텐츠의 매력과 이런 분위기에 부응하듯, 이일수 선생님의 번역으로 <Liquid Modernity>가 액체 “근대”가 아닌 액체 “현대”로 복간됐다. 이뿐만 아니라 윤태준 선생님이 번역하신 <유행의 시대>에서도 Liquid Modernity는 유동하는 “현대”로 번역됐다. 나는 이 번역이 아쉽게 느껴져 글을 쓴다.
 
이일수 선생님의 경우, Modernity란 19세기 서구 산업화 이후 오늘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며, 바우만이 과거의 Solid Modernity과 구별되는 오늘날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개념인 Liquid Modernity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에 오늘날을 구분하는 의미에서 ‘현대’를 사용했다고 밝힌다. 윤태준 선생님은 더 단호한데, “‘modern’을 근대로 옮기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라고 말하며 바우만이 가리키는 근대성의 두 국면(Solid와 Liquid)에서 Solid를 가리킬 때만 Modernity는 근대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거다. 따라서 “‘액체’라는 표현은 절대로 ‘근대’라는 단어를 꾸미는 말이 될 수 없다.”라고도 말한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회학에서 근대성Modernity이라는 주제는 매우 각별하다. “사회학은 근대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정의가 있을 정도로. 19세기 이후 근대성을 연구한 사회학은 20세기 중반 이후의 사회를 어떤 근대로 볼 것인지 고민하는데 하버마스는 근대를 미완의 기획으로 보면서 여전히 근대의 자원을 신뢰하고 료타르, 마페졸리, 보드리야르 등은 근대와의 급격한 단절을 설정하면서 국민-국가, 시민사회, 정당, 직업체계, 제도 등의 근대적인 것으로는 더는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이들은 포스트 모더니티 담론으로 분류된다.
 
반면 바우만은 이론은 후기 근대(Late Modenity)로 분류된다. 앞서 설명한 양자와 다르게, 19세기 후반과 20세기 후반 사회의 차이는 긍정하면서도 새로운 국면의 사회가 시작되었다고 보지 않으면서도 이런 문제를 미완의 기획이 아닌 ‘근대성’의 연속선상에서 파악하는 시도를 후기 근대론으로 분류하고, 대표적 학자로는 바우만, 기든스, 울리히 벡 등이 있다. 이들에게 중요한 점은 20세기 후반 사회가 분명 다르긴 하나, 이것이 급격한 단절 속 전례 없는 새로운 근대는 아니라는 거다. 지금 목도하는 사회 역시 이전 근대성의 결과다.
 
이런 근거에 따라 ‘Liquid Modernity’의 번역어는 ‘액체 근대’라고 생각한다. 바우만은 Solid Modernity와 Liquid Modernity의 차이를 이야기하지만, 근대성의 연속 속에서 급격한 단절이 있다거나 사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도 포스트 모더니티에 관한 책을 내기도 한다. <액체 근대>(1999) 출판 훨씬 전인 1987년부터에. 하지만 이것은 건축양식, 예술 사조로서의 사상을 전유한 것이지 사회의 변동을 설명한 것은 아니고 자신을 탈근대론자로 분류하는 것에도 반대했다.
 
『액체 근대』가 출간된 후 한 대담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포스트 모더니티라는 어휘 자체가 목욕물(기존 근대에 관한 설명)를 버리며 아기(근대성)를 함께 버리는 것을 피하려 액체 근대를 조어했다고. 포스트 모더니티라는 단어는 근대성 이후를 암시하는 거라고 못 박으면서 말이다.
 

“21세기에 진입한 우리 사회는 20세기에 진입했던 과거 사회 못지 않은 ‘근대성’을 지닌다. 다만 좀 다른 방식의 근대라고 할 수 있겠다.”

지그문트 바우만. 2009. <액체 근대>. 이일수 역. 47p. 

 
모더니티를 현대로 옮길지, 근대로 옮길지는 여전히 합리적인 이견이 존재할 수 있는 사안이다. 더불어 다른 부분은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기존 번역이 좋은 번역이라는 것이고, 바우만의 어려운 논의를 번역하고 출간해주신 이일수, 윤태준 선생님, 그리고 필로소픽, 오월의봄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참고
김홍중. 2013. “후기근대적 전환.” 『현대사회학이론』. 한국사회학회. 다산출판사.
Bauman, Zygmunt and Tester, Keith. 2001. Conversations with Zygmunt Bauman. Cambridge: Polity Press.
Dawson, Matt. 2010. “Bauman, Beck, Giddens and our understanding of politics in late modernity.” Journal of Power. 3(2). 189–207.
Outhwaite, W. 2009. “Canon Formation in Late 20th-Century British Sociology.” Sociology. 43(6). 1029–1045.
Tester, Keith. 2004. The Social Thought of Zygmunt Bauman. London: Palgrave Macmillan.

 

지그문트 바우만(1925~2017)

문화 이론과 근대성의 문제, <문화사회학 이론을 향하여>

저번 주에 한 선생님께서 추천 도서를 물어보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오랜만에 <문화사회학 이론을 향하여>를 꺼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학부 시절 비교문화론 시간에 교재로 쓰인 책이다. 오랜만에 책을 꺼내고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문화란 무엇인가, 이 문제에 쉽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좁은 의미의 문화는 예술에 국한되기도 하나, 넓은 의미에서는 ‘생활양식의 총체’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문화의 범위를 설정하기보다는 문화의 성격을 규명하는, 문화 이론에 관심을 두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문화 이론과 근대성의 문제’인데 이 책은 ‘문화’, ‘근대성’ 단어만으로만 압도되어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인 앨런 스윈지우드가 문화와 근대성에 대한 이론들을 정리하고 여기에 비판적 논평을 덧붙여 기존 이론의 여러 난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아우를 수 있는 문화사회학의 과제를 제시한다.

이 책은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이 책은 탁월한 교과서다. 이 책이 아우르는 지적 전통은 매우 다양하다. 마르크스에서 시작되어 그람시, 루카치, 프랑크푸르트 학파, 레이먼드 윌리엄스에 이르는 마르크스주의 문화이론은 물론이고, 베버, 뒤르켐, 짐멜, 파슨스까지의 사회학적 문화이론, 거기에 현대의 문화이론가라고 할 수 있는, 하버마스, 부르디외, 바흐친, 제임슨, 벨 등의 다양한 문화 이론, 근대성 이론을 비판적으로 비교/검토/정리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 책은 문화 이론을 비판적으로 재전유하고 있다. 스윈지우드는 단순히 문화 이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문화 이론이 가지고 있는 한계, 구체적으로는 환원론을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마르크스주의의 토대와 상부구조 문제는 마르크스조차도, 결정론으로 해석될 때 이 문제에 한해서는 본인도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고 언급할 정도였는데, 스윈지우드는 이런 환원론의 문제를 베버와 같은 다른 문화사회학의 맥락에서 극복하고자 한다.

결국 스윈지우드는 문화의 복잡한 사회적 맥락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거시와 미시, 구조와 행위, 내부와 외부를 포괄할 종합적이면서도 유연한 사회학적 문화 이론의 구축을 과제로 삼는다. 이 책은 그런 스케일에 걸맞을 정도로 다양한 이론의 비판적 검토를 시도한다.

한 편으로는 영미학자 특유의 이론을 대하는 태도가 묻어나기도 하지만, 그를 감안해도 준수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루는 이론의 범위도 매우 광범하다. 그리고 한국 사회학 번역에 있어 대체하기 어려운 작업을 하고 계신 박형신 선생님께서 공역하신 책이라 더 믿고 볼 수 있다. 사회학, 문화, 마르크스주의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실 만한 책이라고 말씀 드린다.

『랭스로 되돌아가다』

디디에 에리봉은 뛰어난 지성사가이자, 사회학자이며 동시에 노동계급의 배경을 지닌 성소수자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랭스로의 귀환: 에리봉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자신의 고향인 랭스로 되돌아가게 된다. 그에게 프랑스의 지방, 랭스는 자신이 잊었던, 잊으려 애썼던 장소로 계급적 모욕과 게이로서 성적 모욕을 당한 장소다. 그는 그곳에서 지금껏 애써 부정하려 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가족의 역사: 에리봉은 전형적인 노동계급 가족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노동계급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초등학교 졸업장조차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그의 어머니 역시 그와 비슷하다. 가족 중 유일하게 사회적 상승 궤적에 진입했던 에리봉에게 노동자 가정의 거칠고 투박한 문화는 용인될 수 없는 것이었으며, 그는 그렇게 자신을 구성해온 정체성을 무시하며 부르주아의 세계를 열망하고, 그들과 거리를 두었다.

하지만 개인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환경의 힘을 자각하게 된 지금의 에리봉은 이제 가족의 역사를 들춰보며 자신에게 폭력이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마저도 다른 폭력에 의한 삶임을 깨닫게 된다. 당시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했던 그는 관념 속에서 노동자 개념을 이해하기만 했을 뿐 정작 현실의 노동자인 자신의 가족은 부인했던 과거를 회고한다. 실제 노동자인 가족과는 유리된 채, 그는 부르주아로 주체화하기 위해 노동자 개념을 공부했다.

개인의 역사: 가족의 역사를 살펴본 그는 개인의 역사, 즉 자신의 역사로 시선을 돌린다. 그는 부르디외를 경유하며, 자신 역시 분열된 하비투스의 소유자임을 고백한다. 즉, 한편으로 그는 학교의 교육체계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임을 자각하고 이에 격렬하게 대항했고, 한편으로는 교육체계의 교양과 고급스러운 문화를 동경하기도 했다. 부르디외처럼 그 역시 상층계급 문화의 혐오와 동경 사이에 자신의 삶을 만들었음을 회고한다.

“랭스는 내게 모욕의 도시이기도 했다.” 성소수자로서 지방 랭스는 사회적 폭력과 사회적 수치심을 안겨준 장소였다. 그것이 게이로서 그가 랭스를 떠나 파리의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속하게 한 이유이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자신을 한계 짓고, 결정지었던 계급 정체성을 다시금 되돌아본다.

노동계급의 가정을 떠나 지식인이 되기로 결심한 그였지만, 그에게 부족한 것은 경제자본뿐 아니라, 그 진로에 필요한 조언 몇 마디마저 부족했다. 지식인 세계에서 한계를 경험했던 그는 당시의 자신을 이렇게 회고하기도 한다. “나는 내 사회적 환경으로부터 도망쳐 나왔지만, 내 출신에 다시 덜미를 잡힌 셈이었다. 나 자신과 관련해 그동안 부인해온 진실이 다시 떠올랐고, 그것의 법을 강제했다.”

나는 책의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에세이 형식을 가진 이 책에는 많은 사회학적 개념이 응축되어 있다. 계급, 정체성, 하비투스, 궤적, 정당성, 계급정치는 물론이고, 역자이신 이상길 선생님이 쓰신 해제 역시 매우 유익하다. 이런 주제나, 사회학에 관심이 독자는 무조건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제, 이 책을 통해 사회학 고전 독서회를 진행했다. 특별 게스트로는 현재 부르디외 학파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부르디외와 한국 문학장을 주제로 연구하고, 아니 에르노의 대담을 번역하고, 디디에 에리봉의 비판이론에 관한 글을 쓰고 계신 박진수 선생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책의 맥락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또 모임원 모두 책을 재밌게 읽고 열띤 토론을 이어나갔다. 귀중한 시간이었다.

부르디외는 개인의 사회적 삶과 위치를 인식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했다. 그의 이론에 힘입은 이 사회학적 자기분석은 개인을 위치지우는 사회의 힘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해방을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삶을 결정지은 조건을 보게 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화해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 애써 부정하려 했던 고향으로 되돌아와, 자신을 되돌아본 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책을 끝맺는다.

“나는 왜 그를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던가. 과거에 나는 왜 그와 대화해보려고 하지 않았던가. 사회세계의 폭력이 그를 이겼던 것처럼, 나를 이기도록 내버려두었던 것을 후회했다.”

생존주의 근대성과 <사회학적 파상력>

 

지난 3월 사회학 고전 독서회 3번째 모임을 했다. 모임에서는 사회사상의 전통에 있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social darwinism)을 토대로 김홍중 선생님의 <사회학적 파상력>에 수록된 7장 “서바이벌 생존주의, 그리고 청년세대”라는 논문을 봤다. 김홍중 선생님은 한국 청년세대의 세대심(世代心)을 생존주의로 규정하는데, 생존주의로 수렴되는 청년세대의 특징은 이들만의 특징이 아닌 한국 근대의 심층에 자리 잡은 생존경쟁으로 귀결되는 사회진화론의 사회적 상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먼저 사회진화론을 알기 위해 허버트 스펜서를 다루게 됐다. 허버트 스펜서는 사회학사에서 오귀스트 꽁트와 함께 사회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사람이다. 스펜서는 경험과학적인 사회학을 구축하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사고로 후대에 영향을 미친다. 스펜서가 보기에 자연과 사회, 우주를 관통하는 제1원리는 다름 아닌 적자생존의 법칙이었다. 단순한 것이 복잡해지고, 열등한 것이 우등해지고, 그 과정에 적합하지 못한 것은 도태되는, 혹은 도태되어야만 사회가 문명화되는 과정을 상상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가난한 자’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는데, 그에게 복지는 도태되어야 할 열등한 자를 살려내는, 즉 진화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이다.

스펜서의 사회사상은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고 들불처럼 번졌다. 그의 책은 20세기 이전에만 약 37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그의 사상은 특히 미국의 부유층에게 인기를 얻었고, 우리가 잘 아는 카네기도 스펜서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스펜서는 미국 사회학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섬너(습속), 쿨리(거울자아)의 사회학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펜서를 재평가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가 우리가 인식하는 것 같은 악마적 사상가가 아니라는 것인데, 스펜서는 자신의 저작에서 충분히 오해를 살만한 표현을 넣었고, 당시 서구에 만연했던 우생학/사회진화론/문명론 등과 조응하며 자유방임, 침략·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스펜서의 사상은 미국, 일본(사회진화론은 social darwinism의 일본 번역어다), 중국을 통해 한국에도 전해졌다. 특히 개화파 지식인, 식민지 지식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에서 공부한 서재필, 윤치호, 일본에서 공부한 여러 지식인, 그리고 청(중국)을 통해 량치차오식 사회진화론이 한국에 유입된다. 당시 한 신문에 글을 올린 일본 유학생은 이런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 세상에서 동물계부터 인간세계까지 남을 잡아먹지 못하면 도리어 잡아먹힌다. 우승열패(優勝劣敗) 적자생존은 만고의 정의다.”

제국주의 열강에 비해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 있었던 모더니스트는 조선의 비참함 앞에 조선의 미개함과 근대를 이룩한 국가의 우등함을 비교하며 그 상황에 의미를 부여했다. 사회진화론이 독특한 것은 기득권 옹호의 논리임에도 이것이 당시에는 ‘과학’으로 포장되었기에 근대정신으로 지식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식민지배, 한국전쟁, 군부독재, 냉전체제, IMF 이후 신자유주의화라는 생존을 강제하는 역사 속에서 생존경쟁, 약육강식의 마음을 체화할 수밖에 없었다. 생존은 한국 근대의 트라우마적 기원이 만들어낸 한국의 마음 심층에 자리한 원리가 된다.

그렇게 신자유주의화된 문제공간 속에서 청년세대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존주의 세대’로 변모한다. 생존주의 청년세대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애과정 전체에서 진행되는 경쟁상황에서 도태·낙오되지 않는 상태가 생존이다. 둘째, 이 생존은 경쟁에서 이겨 그를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상황을 연장하는 것이다. 셋째, 경쟁상황에서 서바이벌을 위해 개인은 자신의 모든 잠재적 역량을 자본화하는 자기통치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넷째, 생존은 특별한 성공이 아니라 평범함을 위한 분투다. 이런 진단과 함께 논문은 과연 생물학적 생존 정도로 삶의 의미가 축소된 현재 한국사회는 어떻게 성스러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질문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

현대 사회이론의 다양한 맥락들, <오늘의 사회이론가들>

사회이론은 사회를 설명한다. 사회학의 장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사회를 설명하고 그 설명의 실효성과 정확성을 걸고 싸우는 일종의 각축장인데, 이 싸움에서 언제나 어떤 이론은 승리하고 어떤 이론은 패배한다. 이런 각축에서 승리하는 자들은 보통 ‘대가’의 위치를 선점하며, 사회이론이 교과서에 오르게 된다. 대가의 위치를 점하는 싸움에서는 이론의 내재적 힘뿐만 아니라, 이론 외적 요소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코로나19 이후, 기존의 사회이론에 대한 반성이 시작되었다. 공동체, 모임, 사회성, 친교 등의 긍정적 가치는 부정적 가치로 변모되었으며, 언택트의 사회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가 바뀌면 당연히 사회를 설명하는 이론도 변해야 한다. 사회가 그것을 강제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로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의 생활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만.

이 책, <오늘의 사회이론가>는 18명의 공동 저자가 참여한 저작으로 16명의 사상가를 다루고 있다. 큰 주제로 이 책은 1부 탈산업사회, 자본주의 세계체계, 2부 네트워크, 위험, 유동성, 3부 개인, 합리성, 소비, 4부 신화, 상징, 실재, 5부 몸, 일상, 감정으로 구성되어있고, 이 책에서 다루는 구체적 사회이론가는 다음과 같다. 다니엘 벨(탈산업사회)부터 리처드 세넷(자본주의와 불평등), 이매뉴얼 월러스틴(세계체계론), 마누엘 카스텔(네트워크 사회), 울리히 벡(위험사회), 지그문트 바우만(유동하는 근대), 니클라스 루만(체계이론), 제임스 콜만(합리적 선택이론), 레이몽 부동(일상적 합리성 이론), 조지 리처(맥도날드화), 질베르 뒤랑(신화방법론), 로버트 벨라(종교사회학), 피터 버거(실재의 사회적 구성), 도나 해러웨이(사이보그 페미니즘), 앨리 혹실드(감정노동), 에바 일루즈(감정 자본주의)까지.

이 책의 제목은 ‘오늘의 사회이론가’를 호명하고 있지만, 사실 여기에서 다루는 이론가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미 타계했거나, 한 분야의 권위자를 넘어 지긋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이론가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사회이론의 최신을 다루는 책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이론이 척박한 한국 사회의 풍토에서 지금껏 사회학의 정전(canon)에 가려 쉽게 접하지 못했던 사회이론가의 사상을 접하는 데에 있다. 서두에 코로나19의 상황을 언급했기에 이 책이 지금 사회에 해답을 주는 이론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나온 이론은 대부분 20년 이상의 시차를 갖는 이론이다. 그런데도 이 책에서 다루는 이론가와 사상은 하나하나 적실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더욱더 다양하게 사회를 조망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내용이 굉장히 단단하다는 것이다. 18명의 필진이 참여했기 때문에, 한 사상가도 허투루 다루지 않고 사상가의 핵심을 밀도 있게 서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쉽게 접하기도, 또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접하기도 어려운 다양한 사회이론가를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고, 사회를 보는 다양한 관점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진지하게 추천할 만큼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책이다. 나의 경우에는 몸, 일상, 감정을 주제로 다소 생경한 이론을 다룬 5부가 특히 흥미롭기도 했고, 이렇게 정리된 정보를 처음 접했기에 큰 도움도 되었다.

포괄적이고, 친절한 사회이론 개론서, 『현대 사회이론의 모든 것』

1. 핵심: 이 책, 『현대 사회이론의 모든 것』은 현대 사회이론에 쉬우면서도, 포괄적이고,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책은 가능한 많은 전통을 간결하게 다루면서도 핵심을 잡고, 비판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시대 사회이론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현대 사회 이론의 많은 진전을 다루기도 합니다.

2. 저자·역자: 이 책의 저자는 앤서니 엘리엇입니다. 앤서니 엘리엇은 남호주대의 사회학과 교수이자 호주 최대의 사회과학 센터의 소장이며 호주사회과학학술원의 회원이기도 한 저명한 학자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앤서니 기든스로부터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책의 역자는 김봉석, 박치현 선생님이십니다. 김봉석 선생님은 번역사회학을, 박치현 선생님께서는 파슨스를 전공하시며 대학구조에 관한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두 분 모두 번역어나 번역에 대한 장인 정신이 있으신 분들이라, 믿고 볼 수 있는 번역이었습니다.

3. 내용: 이 책, 『현대 사회이론의 모든 것』의 원제는 “Contemporary Social Theory: An introduction”입니다. 이 책은 그만큼 동시대의 사회이론을 다루는 데 목적을 둔 책으로,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중요하고도 핵심적인 질문으로 시작해, 고전 사회학, 프랑크푸르트 학파, 구조주의, 포스트구조주의, 구조화 이론, 현대 비판이론, 페미니즘과 포스트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티, 네트워크·위험·유동성, 지구화 등의 11가지 주제로 현대 사회이론이 도달한 전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회학 이론이 아닌, “사회이론”을 다루는 책이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서 사회철학까지 다루는 망라적인 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넓은 시각에서 사회를 볼 수 있는 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유연한 관점에서 현대의 철학 역시 사회이론으로 포괄하기 때문에 교양으로 책을 읽을 분께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각 장에서는 해당 주제의 흐름과 함께, 그 주제의 중심되는 학자를 다룹니다. 핵심 개념, 중요한 주제, 비판, 요약 및 토론 등의 형식으로 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회이론이 낯선 분께서도 비교적 편하게 책에 접근하실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4. 대상 독자: 이 책은 개론서이기 때문에, 이해하시기에 어렵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가시는 분께 추천해 드리고, 사회학에 입문하고 사회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분께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제게 사회이론을 가르쳐주시던 교수님께서는 항상 말씀하셨습니다. 이론은 기본기이자, 사회학을 하지 않을 사람에게도 사회는 보는 눈을 제공해주는 영역이라고. 그래서 책을 통해 사회를 보는 새로운 눈, 사람들을 통해 정교한 시각으로 인정 받은 그 관점을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함께 공부해가며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5. 느낌: 아무래도 사회이론보다는, 사회학 이론을 중심으로 공부하다 보니 조금은 경직되었던 시각이 이 책을 통해 약간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포스트모더니티, 페미니즘과 포스트페미니즘, 지구화를 다루는 내용은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해당 주제나 학자를 통해 여러 주제로 뻗어 나갈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사회학의 사회학, 『지식사회학』

전태국 선생님의 『지식사회학』을 읽었습니다. ‘지식사회학’이라는 사회학의 분야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이데올로기’를 설명하는 것으로 서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1. 지식사회학: 이 주제는 굉장히 낯선 개념일 겁니다. 지식사회학이란 사상과 사회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며 지식의 여러 가지 사회적·존재적 조건을 탐구하는 사회학의 한 영역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맑스는 “인간의 의식이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결정한다”고 하죠. 지식사회학을 사회학의 한 분야로 정립한 칼 만하임 역시 지식의 존재구속적 성격을 주장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의 생각과 사회의 사상 등의 ‘지식’은 사물의 본질, 순전한 사유와 논리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담론 바깥의 상황과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구성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지식사회학은 지식의 타당성과 사회와의 관계를 성찰한다는 측면에서 “사회학의 사회학”이기도 합니다.

2. 이데올로기: 사회학의 역사 속에서 다채롭게 정의되었던 이 개념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상황에 영향을 주는 사상의 역량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되곤 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데올로기의 부정적 측면에 주목합니다. 이데올로기는 진리를 왜곡하는 허위의식이며, 지배층의 기만과 지배욕망을 은폐하는 역할을 합니다. 맑스는 한 사회의 지배적인 사상은 언제나 그 사회 지배계급의 사상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런 지배계급의 사상, 특별히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존재와 생산 관계에도 침투해 현실의 관계를 뒤바꾸는 허위의식으로 작용합니다.

3. 저자: 전태국 선생님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부하신 분으로 일평생 고전 사회학과 지식사회학에 천착하신 분입니다. 일찍부터 칼 만하임에 관한 연구를 하신 분이고, 독일에서 강의하실 정도로 독일 사회학에 정통한 분으로, 이 책은 그런 강점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4. 핵심과 내용: 이 책은 지식사회학의 역사를 맑스주의 전통에서 조망하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의 지식사회학의 대상은 곧 이데올로기이며, 지식사회학은 이데올로기 비판을 수행하는 학문입니다. 책의 궁극적 목적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리와 허위를 혼동하게 하는 원인인 특정한 인식, 이념,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폭로하고 비판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맑스주의 전통의 지식사회학을, 이데올로기 비판으로 다루는 책입니다.

책에서는 5가지 지식사회학의 전통을 소개합니다. 첫째는 계몽주의에서의 이데올로기 비판으로 베이컨, 헬베티마우스·홀바하, 트라시, 나폴레옹·콩트, 포이에르바하 등의 인물을 다루며, 근대적 이데올로기론을 다룹니다. 둘째는 가장 중심이 되는 맑스·엥겔스의 이데올로기 비판으로 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 다음에는 맑스주의 지식사회학의 계보로 레닌, 루카치, 그람시의 이론을 조망합니다. 이어지는 전통은 맑스 전통 바깥에 있는 독일 지식사회학을 다루는데 지식사회학을 이데올로기 비판이 아닌 존재와 사고의 가치중립적 관계로 파악하려고 한 막스 셸러와 칼 만하임을 다룹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나가고, 하버마스를 다루며 논의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5. 느낌: 책 자체가 굉장히 밀도 있고 농축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만큼 충실한 책이고, 이런 단행본을 출간하신 저자께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부르디외나 루만 등의 맑스 전통에 속하지 않은 지식사회학 작업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건데요, 이는 책에서 목표한 바가 아니었기에 책의 흠결이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6. 대상 독자: 이 책은 난도가 높은 편으로, 해당 주제에 독서가 된 독자께서 읽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론적 훈련을 원하는 독자나, 맑스주의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1. 핵심: 이 책 <은유로 사회읽기>는 부제 ‘사회이론으로의 초대’에서 볼 수 있듯, 인류의 가장 오래된 생각의 도구인 ‘은유’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을 다루고, 또 이것을 통해 ‘사회이론’에 생생하게 입문할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은유로 사회를 관찰함으로써 더욱 깊게 사회를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에 대한 상(像)을 구축함으로써 이것이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2. 저자‧역자: 이 책의 저자 대니얼 리그니는 미국 세인트메리대학교의 사회학 명예교수로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이론, 지식사회학, 종교사회학, 문화사회학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오랫동안 대학에서 사회이론을 가르친 선생답게 쉽지 않은 사회이론을 은유를 통해 쉽게 풀어내는 내공이 있는 사람 같았습니다. 그리고 역자 정보를 오랜만에 언급하는데요, 역자인 박형신 선생님은 사회학자이자 한국사회학계에서 손꼽히는 번역가십니다. 중요한 책들을 정말 많이 번역하셨는데, 그래서 이 책도 그냥 믿고 볼 수 있었습니다.

3. 내용: 이 책은 말 그대로 은유로 사회를 읽는 시도들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사회는 관찰하는 것은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고, 따라서 우리는 언제나 한계적인 관찰자라는 데에서 책을 시작합니다. 개인은 사회학을 공부했든, 그렇지 않았든 이미 일상적으로 사회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분투하는 사회이론가입니다. 사회를 이해하려는 다양한 시도 중에서도 은유를 통한 방법을 다루는데, 은유는 단순히 사회를 이해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형시키고 개인의 행위를 추동할 수 있게 하는 상상력이라는 것을 말하고 이 방법의 장‧단점을 다루면 시작됩니다.

책에서 다루는 은유의 방법은 8개입니다. 각각 ‘생명체’, ‘기계’, ‘전장’, ‘법질서’, ‘시장’, ‘게임’, ‘연극’, ‘담론’입니다. 일례로 사회를 연극으로 은유할 때, 사회적 역할(배역), 리허설, 무대, 캐스팅, 의상과 소품, 배우와 관객, 각본과 연기 등을 통해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일반적인 은유를 통해 시작되는 장은 어빙 고프만, 빅터 터너 등으로 대표되는 연극이론가들의 사회이론의 핵심에 도달하며 설명이 이어지고 이 부분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사회를 생명체로 은유할 때, 저자는 생명체로 사회를 통찰했던 아주 원초적이고 기초적인 입장부터, 파슨스와 현대의 기능주의자 그리고 현대 생물학자의 분석까지 논의를 확장시키는데 이 부분에서 배우는 게 많았습니다. 기초에서 시작해서 심층까지 소개하는 실력이 돋보이는 부분이죠.

다양한 분석을 마친 뒤, 마지막 ‘은유 분석 가이드’에서는 은유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준거를 제공하며 마치고 있는데, 저자가 제안하듯 여기부터 읽고 본문을 읽는 것도 재미있는 독서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4. 느낀 점: 이 책은 한울엠플러스의 서평 지원을 통해 작성됐지만, 사실 제가 너무 읽고 싶어서 먼저 제안을 드려 리뷰하게 된 책입니다. 역자 후기에서 박형신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시듯 이 책은 사회이론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친절하고도 정확한 책인 것 같습니다. 또 책은 사회이론으로 고대부터 내려오는 사회사상과 현대의 학제적 연구를 포괄하고 있고 또 미국사회학을 이해하는 데에 용이한 장점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회이론에 관심을 가진 분들께 추천할 책입니다.

1. 사회이론 vs 사회학 이론

평소에 많이 구분해서 쓰이지 않고 아는 사람도 적지만 사회이론은 social theory이고, 사회학 이론은 sociological theory입니다. 둘은 조금 다른 개념인데요, 사회이론이 사회의 구조·변동·구성 등을 다룬다면 사회학 이론은 근대의 독립된 분과학문으로서 사회학의 인식대상인 ‘사회적인 것(the social)’을(뒤르켐의 사회적 사실, 베버의 사회적 행위 등) 다루는 것을 가리킵니다. 후자가 더 좁은 개념이고, 전자에는 문학가, 철학자 등 다양한 학자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보통 독일·프랑스는 사회학 이론을, 영미는 사회이론을 주로 다루는 것 같습니다.

2. 사회이론

그래서 저자의 초점에 따라서 사회/학 이론으로 포함·배제되는 이론가들이 조금 다릅니다. 사진에 나온 <스무 살의 사회학>, <지식논쟁>, <현대 사회이론의 흐름> 같은 경우는 사회이론을 다루는 책으로 사회학자는 물론이고 엄밀한 의미에서 사회학자(사회적인 것을 다루는)가 아니거나 경계가 희미한 이론가들, 주디스 버틀러, 푸코, 데리다 등, 일종의 포스트모더니스트나 철학자도 다루고 있습니다. <스무 살의 사회학>은 이전 포스팅을 참조하시고, 이 책은 사회/학 이론 입문서로 추천합니다. 뒤에 두 책은 영미사회학에서 사회이론을 포괄적으로 소개하는 책이고 전자가 인물 중심이라면, 후자는 전통·흐름 중심이고 조금 더 묵직한 편입니다. 좋은 책들입니다.

3. 사회학 이론

반면에 사회학 이론을 다루는 책들, <사회의 사회학>, <사회사상의 흐름(영역본 Main Currents in Sociological Thought1·2)>, <의사소통행위이론>은 ‘사회적인 것’을 구성해서 그것에 천착했던 사회학자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의사소통행위이론> 같은 경우는 의아하실지 모르겠지만, 하버마스가 자신의 의사소통행위이론을 구축하기 위해 주요 사회학 이론사를 한 번씩 다루는 과정이 사회학 이론서로서 훌륭합니다. <사회사상의 흐름>은 계몽주의·고전 사회학자들을 다루는 수작입니다. 그리고 <사회의 사회학>의 경우는 고전·현대 사회학의 무게감있는 거장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중요한 책 같습니다(미드·고프먼이 없는게 아쉽지만).

4. 이외에는 <오늘의 사회이론가들>은 한국인 학자들이 광범하게 비교적 최신 사회이론가들을 다룬 책이라 비교적 최근의 논의를 파악할 수 있는 책이고, 사회학의 기본에 관해서는 두 번째 사진의 세 권의 책을 추천해드립니다. 특히 <사회학의 기초>, <사회학의 기본>은 사회학 전반을 개론으로 잘 소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푸코스타일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그게 포스트모더니즘을 가리키신 건지, 자유주의, 맑스주의를 가리키신 건지 제가 판단하긴 조심스럽고, 제가 푸코에 관해 과문하기도 해서 이 부분이 미진하지만 사회이론 관련 책을 참고하시면 도움되실 거예요(TMI로 저는 푸코가 모더니스트이자 자유주의자라고 봅니다).

1. 핵심: 이 책, <사회학 이론>은 독일의 사회학 이론 교과서로서, 사회학 이론을 근대성의 관점에서 정리하고 조망하는 책입니다. 사회학은 근대성(modernity)에 대한, 혹은 그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될 수도 있을만큼 ‘근대성’이라는 주제는 사회학에 있어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그런 근대성을 중심으로, 12명의 사회학자, 그리고 하나의 주제를 통해 사회학 이론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2. 저자: 이 책은 세 명의 저자, 하르트무트 로자, 다비드 슈트렉커, 안드레아 콧트만의 저자에 의해 쓰였습니다. 가장 주도적으로 책을 집필한 것은 로자인데요, 이 사람은 독일 예나대학의 일반사회학 및 이론사회학 교수입니다. 로자가 쓴 기존의 책에 연구원인 슈트렉커, 콧트만이 함께 함으로써 이전 판에 있었던 성차별적 어휘나, 이른바 ‘Dead White Male’의 문제를 조금 더 깊게 성찰하게 된 것 같습니다.

3. 내용: 이 책은 역사적 발전 단계를 초기 근대, 발전된 근대, 후기 근대로 또 변화의 차원을 길들이기, 합리화, 분화, 개인화로 구분하여 이에 해당하는 이론가를 중점적으로 설명합니다. 우선 철학이 근대철학의 시작을 데카르트로 설정하는 것과 다르게(이것도 학자마다 다르지만), 사회학은 근대의 시작을 보통 19세기로 설정합니다. 그때부터 그 이전과는 다른 삶의 형태가 생겨났고, 사회학을 이를 탐구하면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책은 19세기 후반의 산업화가 진전되고 전통이 해체되면서 역동적인 변화가 시작됐던 ‘초기 근대’, 그 이후 20세기 중반 무렵 사회의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개인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발전된 근대’, 그리고 세계화의 진행과 함께 근대의 견고함이 불확실과 불투명으로 포착된 ‘후기 근대’로 역사적 단계를 구분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근대의, 역사의 발전은 내적인 측면에서 네 가지 차원으로 구분됩니다. ‘길들이기’는 인간이 자연에 대한 지배력을 증대시키고, 도구적 이성을 확장시키는 것입니다. ‘합리화’는 이성적 근거에 의해 사회의 질서가 정당화되는 과정입니다. ‘분화’는 사회의 가치영역(진·선·미)이 기능영역으로 분리되어 학문·경제·예술·종교 등의 고유의 법칙을 따르게 되는 전환을 가리킵니다. ‘개인화’는 신이나 사회가 아닌 개인이 모든 판단의 준거가 되는 변화를 나타냅니다.

그렇게 이 책은 약 12가지의 분류를 가지고 거기에 이론가를 할당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런 식의 사회학 이론 서술은 제가 보기에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지고 또 적실하게도 느껴집니다. 특별히 책은 교과서로 만들어진 책답게, 해당 사상가의 생애, 개념 정의, 논의 요약, 추가 정보, 그리고 설명을 위한 도표 사용, 그리고 최종 정리와 질문을 제공함으로써 사회학 이론을 정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친절함은 이 책의 특징입니다.

4. 감상: 일단 이 책은 미국의 전통과는 다른 독일의 사회학 전통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데에서 큰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일인이 썼기 때문에 텍스트의 충실함 면에서도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잘 모르고 지나가는 사회학의 기본기, 사회학 이론은 정치사상과 어떻게 구별되는지, 사회학은 이전의 또는 다른 학문과 어떻게 구별되는 독립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이런 부분을 잘 다루는 충실한 텍스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파슨스와 루만, 사회학적으로는 무척 중요한데, 보수주의라는 잘못된 혐의 덕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이론가를 중점적으로 다룬 데에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한히 작은 것들의 발견자, 고프먼”

피에르 부르디외의 고프먼 추도문.

“인간관계의 지극히 미시적인 차원을 폭로하는 굉장한 작업을 수행했던 고프먼은 냉정하고 가차 없는 사람으로 통했다. 한데 그는 단지 사회 세계가 살아내기 너무 힘들다고 느낀 사람일 뿐이었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고프먼에 대한 언급 중.

오늘은 미국의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 1922-1982)의 생일이다. 그는 미국의 사회학 전통에서 조지 허버트 미드나, 탤컷 파슨스에 견줄만한 중요한 사회학 이론가이다. 고프먼은 보통 사회 구조, 사회 체계 같은 거시적인 문제보다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사소하고도, 미시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자연스러운 일상을 위해 사회의 개인이 엄청난 노력, 연극적 행위, 자아 연출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수용소』에서 그는 다양한 수용시설에서 겪는 개인의 미시적인 폭력에 대해 세밀하게 다룬 이론가이기도 하다. 고프먼의 방법론을 차용해서 진행된 연구가 바로, 앨리 러셀 혹실드의 『감정 노동』이다.

고프먼의 생일을 맞이해 고프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주절주절 떠들었지만, 정작 나는 고프먼을 잘 모른다. 다만 항상 관심을 두는 이론가가 바로 고프먼이기도 했는데, 한참은 연재를 미뤄둔 『구별짓기』 서평을 마치고서 고프먼의 『수용소』를 다뤄볼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곁가지로는 사소하고, 미시적인 폭력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의 개인적인 이력 역시 궁금하다.

『현대 사회이론의 흐름』은 한국어로 접할 수 있는 책 중에 사회이론 전반을 가장 광범하게 서술한 책으로, 보통 ‘사상가’를 중심으로 쓰인 기존의 사회(학)이론서와는 다르게 주제별 발전과정을 포괄하는 특징이 있으며, 내용의 밀도 역시 높다.

이 책은 브라이언 터너가 편집하고, 영미의 내로라하는 사회학자들의 공저이기 때문에 각 분야의 흐름을 더 전문적이고, 정치하게 이해할 수 있다. 브라이언 터너는 물론이고, 앤서니 엘리엇, 켄 플루머, 아이라 코헨, 존 어리, 크레이그 칼훈 등의 각 분야에서 정평이 난 학자들이 참여해 집필했다.

이 책의 첫 번째 장점은 기본기를 탄탄하게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론과 1부에 해당하는 ‘토대’에서는 사회학의 인식대상인 ‘사회적인 것(the social)’의 문제, 사회이론의 근본 문제, 사회이론의 기원과 궤적, 그리고 사회과학의 철학 등의 문제를 다룬다. 이 주제는 사회학을 공부할 때 매우 중요한 것, 즉 기본기에 해당하는 것인데 사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기본적인 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있다.

두 번째 이 책의 장점은 흐름 중심으로 사회이론사를 서술한다는 점이다. 사회학을 접할 때, 우리는 쉽게 인물 중심으로 공부하게 된다. 베버, 짐멜, 뒤르켐, 파슨스, 루만, 부르디외 등의 학자는 개별적으로 접하게 되면 이들이 서 있는 전통과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체계이론과 기능주의 내부에 파슨스와 루만을 위치 지우고, 문화사회학 내부에 부르디외를 위치 지우며, 행위/실천이론에서 베버와 미드를 위치 지운다. 이러한 맥락화된 서술을 통해 사회이론이 도달한 성과와 한계를 직시할 수 있다.

책의 세 번째 장점은 포괄성이다. 이 책은 사회이론의 고전적인 주제인 행위, 실천, 기능주의, 체계이론, 상징적 상호작용, 합리적 선택이론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몸, 탈근대, 페미니즘, 현상학, 정신분석, 공간 등의 주제와 함께 사회이론의 궤적을 다루는데, 이를 통해 이 책은 고전과 현대의 문제를 포괄하게 되며 사회이론이 다루는 가장 넓은 범위의 지도를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사회이론의 역할은 사회현실에 대한 분석의 기초가 되는 접근 방법와 분석틀을 제공하는 데에 있다. 이 책은 그런 접근 방법과 분석틀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또한 사회이론이 오늘날 도달한 성과와 한계를 명확히 보여줌으로써, 이를 평가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이 책은 사회이론에 관심이 있는 초심자보다는, 사회학을 공부하는 학부생이나 사회학 이론의 기본적인 이해가 있으신 분이 읽어야 더 도움이 될 책이다. 이런 분야에서 한국어로 이만큼의 내용을 담은 책을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관련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이 읽는다면 사회이론 전반과 그 흐름을 이해하는데 안내서로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학자로서 자끄 엘륄.

“존재한다는 것은 저항하는 것이다” - 자끄 엘륄

자끄 엘륄(Jacques Ellul)은 프랑스의 법학자, 사회학자, 개신교 신학자다. 아마 생소한 분이 많을 텐데, 부족하게나마 사회학자로서의 엘륄을 소개해보려 한다.

1. 프랑스 지성계에서의 엘륄

생전 엘륄은 보르도와 프랑스 남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학문적 작업을 진행했기에 거장들의 각축장이었던 20세기 프랑스의 지성사에서 중심적 위치를 점하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엘륄은 제자들의 권유로, 프랑스의 중심 출판사인 쇠이유(Seuil)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하기도 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이런 사실에 대해 엘륄은 “프랑스 지식사회 특유의 파리문화중심주의”에서 기인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르몽드는 엘륄이 언제나 프랑스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더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서술한다. 하지만 이어지는 학자들의 인용과 평가, 사후의 관심으로 프랑스 지식사회에서 엘륄은 재평가 되고 있다. 맑시스트이자 작가인 기 드보르,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에 의해 엘륄의 소외 문제는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이반 일리치 역시 기술사회에 대한 엘륄의 사상에 찬사를 보냈고, 또한 과학인류학/사회학자 또는 과학철학자로 유명하며, 근대성 논쟁을 촉발한 브뤼노 라투르가 엘륄의 작업을 높이 평가하면서 엘륄은 프랑스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사건들과 맞물려 엘륄 탄생 100주년인 2012년을 기점으로 프랑스에서도 지속적으로 입문서, 연구서, 미출간 원고들이 비교적 활발하게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2. 엘륄의 사회학적 주제들과 사회학적 위치

엘륄의 기술, 프로파간다, 소외에 관한 이론으로 유명하다. 비판이론가이자, 기술철학자인 텍사스대학의 크레이그 행크스(Craig Hanks)는 엘륄이 “위르겐 하버마스, 마르틴 하이데거, 질베르 시몽동, 앙드레 르르와 구란(Andre Leroi-Gourhan), 귄터 앤더스(Gunther Anders)와 함께 기술에 대한 주요한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엘륄은 자신과 시몽동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철학적 자신감에서 기인한 너무 추상적인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비교를 통해 엘륄 작업의 위치를 조금이나마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엘륄의 중요한 주제인 기술사회, 소외의 문제, 기술의 신성화(이데올로기화), 정치적 프로파간다와 구별되는 사회학적 프로파간다에 관한 작업은 그 작업 자체로도 유의미하지만, 크레이그 행크스의 규정처럼 과학기술 사회학, 또는 철학 작업과 비교해보는 것이 엘륄의 작업을 위치지우면서도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같고, 사회학적 프로파간다의 문제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작업과 연관시켜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현대사회에서의 구체적인 소외의 문제도 그렇고, 지배/피지배 도식과 프로파간다 개념 역시 이미지, 상징, 미디어 정치와 연관해서 생산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만듦새에 아쉬움은 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장간> 출판사가 뚝심있게 그의 총서를 발간 중이다. 엘륄에 대한 사회학적 입문서로는 컴북스이론총서로 나온 하상복 선생님의 <자크 엘륄>을, 신학을 포함한 그의 사상 전모를 소개하는 책으로는 프레데릭 호뇽의 <자크 엘륄, 대화의 사상>을, 가장 평이한 입문서로는 손화철 선생님이 쓰신 김영사 지식인 마을 시리즈 <토플러 & 엘륄>을 추천해 드린다.

 

*본 글은 프랑스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신 계신 한 선배님의 도움으로 작성되었다.

 

자끄 엘륄, 자크 엘륄, 자끄 엘룰, 자크 엘룰

맑스 탄생 200주년인 올해 개인적으로 꼭 사고 싶었던 두 권의 책을 감사하게도 역자이신 배세진 선생님께 선물 받았다. 배세진 선생님께서는 한국에서부터 일관되게 맑스주의를 전공하시고, 지금도 파리7대학 박사과정에서 푸코, 알튀세르, 발리바르에 관한 연구를 하고 계시다.


맑스만큼 유명한 사상가는 없을 것이다. 다만 맑스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로 얼룩진 사상가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들이 더 의미있고 값지게 느껴진다.


우선 <마르크스주의 100단어>는 맑스주의에서 중요한 100가지의 단어를 소개하고 입문하게끔 하는 목적을 가진 책이다. 맑스주의를 공부하시는 분들께는 부끄러운 정도지만 나도 맑스주의를 공부하면서 몇몇 사전들을 참고하곤 했다. 오늘 받아서 전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관심있는 몇몇 표제어들을 보니 설명이 핵심에 정확히 다가가면서도 명료하고 친절하다. 다른 맑스사전들에 비해 이 책이 가진 선명한 장점이다. 맑스에 관심이 있었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한 분들께, 또 맑스주의를 조금 더 정확하게 정리하고 싶은 분들께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 같다.


다음으로 <마르크스의 철학>은 넓은 의미로 맑스주의 전통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상가 에티엔 발리바르의 책이다. 이 책은 한국어판 부제인 "마르크스와 함께, 마르크스에 반해"에서도 알 수 있듯, 맑스의 사상의 정수를 다루면서도 맑스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재구성하고 있다. 200년 전 맑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맑스의 '현재성'을 끊임없이 복원하고자 하는, 맑스를 생산적으로 점유하는 책인 것이다. 책 내용과 관련된 발리바르의 네 편의 논문을 추가적으로 싣어 맑스주의에 관한 깊은 이해를 돕고 있고, 맑스, 알튀세르, 발리바르에 정통하신 진태원 선생님의 해제도 담고 있다.


역자 배세진 선생님께서는 '입문 총서'라는 이 책의 본래 의도에 알맞게 문장을 가독성있게 번역하신다고 했는데, 조금만 읽어봐도 문장이 유려하고 읽기 편하게 번역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책의 면면들이나 '옮긴이 일러두기', '옮긴이 후기'를 읽어보면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신 흔적들이 보이는데 이 대목에서 선생님의 작업에 대한 애정과 전문가 의식을 느낄 수 있다.


서지정보


미카엘 뢰비, 엠마뉘엘 르노, 제라르 뒤메닐 공저, 배세진 역, 『마르크스주의 100단어』, 2018, 두번째테제


에티엔 발리바르, 배세진 역, 『마르크스의 철학』, 2018, 오월의봄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 )


들어가기


  20세기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간주되는 독일의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 )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참여(참여 민주주의)와 *공론장(Öffentlichkeit, public sphere)이론, 의사소통행위이론을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장명학, 2003: 1). 하버마스의 사회이론은 숙의 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라는 정치사상과 친화성을 가지고 있으며, 하버마스 스스로도 공공연하게 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작업과 이론에 표현해내고 있다. 그는 현대(comtemporary) 민주주의 구축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독일어 Öffentlichkeit는 공적 영역, 공론 영역, 공공성 등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는 공론장의 구조변동으로 번역된 하버마스의 저서를 준거로 삼고, 이를 공론장으로 통일해서 사용할 것이다.


1. 하버마스의 이론 기획 : 2단계 사회이론과 체계에 의한 생활세계의 식민화 테제


  하버마스는 20세기 이후의 후기 산업사회에서의 경제적 분업관계에 기초한 통합은 체계통합으로 보고, 규범과 가치의 동의에 의한 상호 연관적 통합은 사회통합으로 보았다. 이러한 두 가지의 통합개념을 통해 하버마스는 2단계 사회이론, 즉 체계와 생활세계라는 이원적 사회관을 전개한다(정선기, 2011: 89). 하버마스(2016: 20)는 자신의 의사소통행위이론의 기획 중 하나의 주제로서 생활세계와 체계의 패러다임을 결합하는 2단계 사회개념을 제시할 것을 언급한다.


  우선 하버마스에게 생활세계(Lebenswelt)란 상호주관적으로 공유된 것이며, “의사소통행위의 배경과 지평”을 이루는 개념이다(하버마스, 2016: 149). 하버마스의 생활세계 개념은 개인에게 소여된 것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생활세계의 자명성)이며 상징과 의미로 조직된 세계이고, 개인이 경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세계이다(발터 리제 쉐퍼 1998: 59-60). 이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하버마스의 이론에서 생활세계와 함께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개념이 바로 체계(System) 개념이다. 하버마스(2015: 413-426)에 의하면 체계란 근대화 이후에 조정매체가 제도화되면서 발생하게 된 것으로 생활세계와 분리된 영역이다. 하버마스는 권력이라는 조정매체가 제도화된 정치체계와 화폐라는 조정매체가 제도화된 경제체계를 체계로 제안한다(김재현, 1996: 132).


  하버마스의 사회이론에서 2단계 사회이론, 즉 생활세계와 체계의 구분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이 이원적 구분은 그의 기획의 토대가 됨으로써 이를 배경으로 이해해야 이후에 진행될 하버마스의 정치사회학적 논의를 더욱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두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버마스는 생활세계와 체계라는 이원적 구분을 토대로 자신의 이론을 발전시킨다. 정치사회학의 맥락에서 2단계 사회이론이 갖는 시사점을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인데, 첫 번째는 생활세계의 식민화 테제이고, 두 번째는 생활세계가 가진 의사소통의 합리성에 관한 내용이다.


  먼저 다룰 내용을 생활세계의 식민화 테제이다. 이 논의에서 하버마스는 베버의 관료제 테제를 이어받은 듯하다. 경제적 논리, 자본주의적 원리로 작동하는 경제체계와 관료제화, 법제화라는 논리로 진행되는 정치체계는 생활세계에 침투하여 생활세계 고유의 의미와 상징의 논리를 무너뜨리고 생활세계를 경제‧정치체계의 식민지로 전락시킨다. 친밀성의 영역(생활세계)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들이 화폐를 매개로하는 자본주의의 논리로 치환되거나, 법제화되어 친밀성의 영역에서 이루어져야 할 사회적 행위들이 법의 영향으로 제한된다면 이런 것들은 생활세계의 식민화 테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세월호를 인양하는 문제에 있어, 당시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세월호 인양을 반대하는 논리로 비용의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다.* 세월호를 인양하는 문제는 생활세계에서의 생명이 가진 의미나, 생명의 존엄성,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겠다는 일종의 상징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인양을 반대했던 국회의원은 이런 의미와 상징의 문제를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로 환원해버렸다. 이런 구체적인 사건은 최소투자 최대이익이나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체계의 논리가 상징와 의미의 영역인 생활세계의 논리에 침투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버마스는 이러한 생활세계의 식민지화를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한다(김덕영, 2016: 443).


  하버마스의 2단계 사회이론이 갖는 함의, 두 번째로 언급한 생활세계가 지닌 의사소통의 합리성에 관한 내용은 다음 단락의 주제와 연관되어 이어서 논의하겠다.


*이명희, 김진태, 세월호 인양 이래서 반대한다(3불가론), 경향신문, 2015.04.05. 참조


2. 하버마스의의 의사소통 합리성과 정치적 공론장을 통한 숙의 민주주의 논의


  하버마스는 계몽의 적자이다. 하버마스의 사회이론이 목표하는 것은 근대를 옹호하는 것(김덕영, 2016: 421)이며, 그는 1980년 9월에 있었던 아도르노상 수상 연설에서 모더니티(modernity)는 미완의 계획이라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김홍중, 2015). 하버마스는 양차 세계대전 이후 몰락했던 근대성, 합리성, 이성 등의 근대적 주제들을 다시금 사회이론의 지평으로 끌어들여 후기 산업사회가 가진 병폐를 정치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하버마스의 노력은 생활세계가 지닌 의사소통 합리성을 일깨우는 대안으로 치닫게 된다. 하버마스에 의하면 생활세계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통용되는 세계이다. 생활세계 내에서의 의사소통행위는 성숙하고, 참여적이며, 이성적인, 비판적인 능력 내지는 의지를 지닌 개인들의 이해지향적 상호작용이다. 반면에 정치‧경제체계에서는 합목적적 합리성이나 도구적 합리성이 지배적이다(김덕영, 2014: 56-57). 하버마스(2015: 515)는 의사소통적 합리성만이, 생활세계의 자립화된 체계들의 고유역학에 의해 부속화되는 것에 저항할 때 분노만이 아니라 내적 논리를 제공해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버마스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계승자답게 문화 영역에서의 식민화와 법제화를 통한 식민화를 다룬다. 이러한 권력조작적, 이데올로기적 식민화를 후기 산업사회의 특징으로 보았던 그는 이러한 식민화에 맞서 생활세계의 의사소통행위에 내재된 의사소통적 이성의 저항력을 근거로 시민사회가 활성화 된다면 의사소통적 이성의 해방적 능력이 실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김재현, 1996: 138).


  다음으로 하버마스는 공론장 개념을 자신의 정치사회학에서 중요한 자리에 위치시킨다. 공론장에 의한 하버마스(2001)의 논의는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우선 부르주아 공론장은 당시의 부르주아 계급들이 특정의 정치적 의제를 가지고, 전근대사회의 권위가 아닌 근대적 이성에 기반을 둔 토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러한 부르주아의 정치적 공론장은 시민들의 대화의 장이었고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며 시민혁명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후기 산업사회로 들어오면서 시장의 영역(경제체계)와 국가의 영역(정치체계)이 비대해지면서 정치적 공론장은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하버마스의 공론장에 관한 이론적 작업은 1961년에 출간되었고, 공론장에 관한 비관적인 인식은 약 30여 년을 시차를 두고 1992년 출간된 『사실성과 타당성(Faktizität und Geltung)』에서 이어진다. 하버마스는 이 저작에서 시민사회와 정치적 공론장에 관한 정치사회학적 작업을 시도한다(하버마스, 2010: 441이하). 장명학(2003: 18-21)은 하버마스의 정치적 공론장을 일반적으로 시민사회를 매개로 하여 생활세계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의사소통구조로 정의하고, 그 특징을 서술했는데, 그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론장은 체계처럼 전문화가 진행되지 않고, 일상언어라는 매체로 작동한다. 둘째, 민주적 공론장에서의 의견 형성의 성공은 의사소통행위에 기반을 둔 담론의 수준에 의존한다. 셋째, 사회에 따라 권력화된 공론장, 즉 본래의 의미를 잃고 왜곡된 공론장도 존재한다. 넷째, 공론장에서도 영향력을 얻기 위한 투쟁이 존재한다. 다섯째, 공론장에서 형성된 의사는 권력행사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버마스(2014: 16)는 생활세계에서 비롯된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통해 왜곡되지 않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의사소통합리성에 의한 소통은 개인들 사이에 비강업적이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온전한 상호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개인의 정체성을 가능하게 한다고 판단한다. 또한 이러한 언어관계를 토대로 부르주아 공론장에서 시작된 공론장 담론을 생활세계와 정치적 담론장으로 확장시켜 민주주의의 정치사회학을 전개시킨다. 이러한 하버마스의 이론은 숙의 민주주의와 친화성을 갖는다.

하버마스(2010: 398-399)는 “토의정치의 절차가 민주주의 과정의 핵심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어서 민주주의 과정에서의 규범적 내용들이 상호이해지향적 행위의 타당성의 기초,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언어적 의사소통의 구조와 의사소통적 사회구성의 대체할 수 없는 질서로부터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의사소통을 통한 시민들의 공론형성, 그리고 절차적 정당성을 민주주의의 중요한 기반으로 본 것이다.


“토의과정을 통해 걸러지는 정치적 의사소통은 이러한 생활세계의 자원들에, 그러니까 자유로운 정치문화와 계몽된 정치적 사회화, 그리고 무엇보다 형성하는 결사체들의 주도적 발의에 의존한다.”(하버마스, 2010: 405)


  하버마스는 지속적으로 계몽되고, 합리적인 시민들에 이루어지는 정치적 공론장에서의 숙의과정을 통해 생활세계의 비판적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으며, 이것을 현대 민주주의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임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숙의 정치의 핵심은 정치‧사회적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점에 있다(하버마스, 2010: 430).


“담론이론은 민주적 절차나 정치적 공론장들의 의사소통 네트워크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상호이해 과정의 한 차원 높은 상호 주관성을 고려한다. 이 주체 없는 의사소통이 의회와 그 심의기구들의 내부와 외부에서 토의의 장을 형성하고, 이 토의의 장 속에서 사회 전체와 관련되고 규제를 필요로 하는 문제들에 관해 일정 정도 합리적인 의견형성과 의지형성이 일어난다.”(하버마스, 2010: 401)


  이 서술에서 하버마스는 정치‧사회적 문제의 해결로 심의기구와 그를 둘러싼 내부, 외부의 숙의 과정, 숙의의 장에 대해 언급하고, 이러한 숙의 민주주의적 요소로 합리적인 의견형성, 의지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하버마스는 자신의 사회이론의 특징인 의사소통행위와 공론장 개념을 중심으로 숙의 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있고,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숙의 민주주의 정책과 친화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하버마스의 시민사회 이론과 참여 민주주의 논의


  하버마스는 합리적인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참여를 주장했던 이론가이다. 하버마스는 시민사회 개념을 정초하면서, 시장법칙의 익명적인 지배를 내재화해서 상호경쟁하는 개별주체를 상정하고 있는 의식철학적 패러다임과 결별을 고한다. 대신 하버마스가 제안하는 개별적 주체는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찰하기 위해 목적합리적으로 행위하는 개인들이 아닌, 의사소통의 주체들이다(이진우, 1996: 183, 202).

특별히 참여 민주주의에 관한 하버마스의 담론은 ‘생활세계와 체계’라는 2단계 사회이론을 기저에 두고 진행되며, 앞서 다룬 의사소통행위이론, 정치적 공론장 개념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진행된다. 하버마스(2010: 401-402)는 시민사회를 자율적 공론장의 사회적 기초로 규정했다. 이 맥락에서 시민사회는 두 체계, 경제적 행위체계와 공정 행정으로부터 구별된 개념이다. 하버마스는 오직 의사소통적 행위에서만 사회통합의 힘이 자율적 공론장을 통해 제도화된 민주적 의견형성을 구성하고, 화폐와 권력을 매체로 운영되는 경제체계와 정치체계에 의한 생활세계의 ‘내적 식민지화’에 대항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버마스는 체계에 의한 생활세계의 내적 식민지화를 저지할 수 있는 역량을 시민사회와, 시민들의 참여 민주주의에서 찾았다. 하버마스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을 가지고, ‘신사회운동’으로 명명하고, 신사회운동은 종래의 초기 자본주의 사회와는 다르게, 탈물질적 가치를, 예를 들면 삶의 질이나 개인의 자아실현 등의, 중심으로 다루는 사회운동이다. 생활세계의 의사소통은 상호의 대상화, 물화(物化), 계량화가 일어나지 않은 의사소통으로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 합리성을 가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위협받는 생활세계를 방어하고, 식민지화에 저항하는 것이 바로 핵심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본질적으로 성장 중심주의적 이념을 공유하지만 생활세계에서 발생한 의사소통은 대안적 제도들을 제시하고, 그것이 자리 잡을 환경도 제공할 수 있다(권용혁, 1996: 282-285).


  하버마스는 시민사회에 관련한 정치사회학 외에도 시민들의 참여 민주주의에 관한 논의나, 민주주의에서의 시민의 저항권에 대한 논의도 다루고 있다. 하버마스는 시민의 불복종이 헌법 자체에 근거를 둔 당연한 근대의 정치권임을 강조한다. 다만 그는 68혁명을 경험하면서, 비폭력 노선을 굳건하게 지지한다. 그럼에도 하버마스는 다양한 시위와, 집회 등의 시민의 참여 민주주의적 요소를 옹호한다. 숙의 민주주의와 절차적 정당성이 부여된 민주주의를 옹호했던 그도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더라도 사회의 문제들은 완전히 해결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정치가 이루어지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하버마스는 일방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정치참여에 관해 조심스러웠고, 정당성뿐만 아니라 근대 법치국가에서의 합법성 또한 고려할 것을 균형감 있게 제안했다(발터 리제-쉐퍼 1998: 127-130).


  정리해보자면 하버마스의 정치사회학은 미완의 근대를 완성시키려는 하나의 거대서사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하버마스는 계몽되고 합리적인 개인들이 근대의 문제를 정치적 공론장에서의 ‘의사소통행위’와 비판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시민사회 통해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 과정에서 이러한 정치사회학적 논의를 진척한 하버마스는 자연스럽게 ‘숙의 민주주의’와 ‘참여 민주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였다.


참고문헌


권용혁, 하버마스와 한국, 이진우 엮음, 『하버마스의 비판적 사회이론』, 문예출판사, 1996.

김덕영, 『환원근대』, 길, 2014.

______, 『사회의 사회학』, 길, 2016.

김재현, 하버마스에서 공론영역의 양면성, 이진우 엮음, 『하버마스의 비판적 사회이론』, 문예출판사, 1996.

김홍중, 후기근대적 전환, 강정한 외, 『현대사회학이론 -패러다임적 구도와 전환』, 다산출판사, 2015.

발터 리제 쉐퍼, 『하버마스 - 철학과 사회이론』, 선우현 옮김, 거름, 1998.

위르겐 하버마스, 『공론장의 구조변동』, 한승완 옮김, 나남, 2001.

_______________, 『사실성과 타당성』, 한상진‧박영도 옮김, 나남, 2010.

_______________, 『의사소통행위이론 2 기능주의적 이성 비판을 위하여』, 장춘익 옮김, 나남, 2015.

_______________, 『의사소통행위이론 1 행위합리성과 사회합리화』, 장춘익 옮김, 나남, 2016.

이진우, 급진민주주의의 규범적 토대, 이진우 엮음, 『하버마스의 비판적 사회이론』, 문예출판사, 1996.

장명학,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과 토의민주주의, 『한국정치연구』 12(2), 2003.

정선기, 『문화사회학 가치의 제도화와 생활양식』,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2011.

+ Recent posts